7갈래 대결의 축… ‘20차 방정식’ 잘 풀어낼까
○ ‘각양각색’ 각국의 입장
슈퍼파워 ‘G2’인 미국과 중국은 모두 회의를 목전에 앞두고 수세에 몰려 있는 형국이다. 중국은 위안화 가치가 지나치게 평가절하돼 있다는 공격에 직면해 있고 미국은 최근의 양적완화 조치가 다른 통화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있다는 이유로 독일 일본 등 수출대국의 분노를 사고 있다. 여기에 중국은 ‘희토류 수출 제한’ 방침 때문에 자원수입국들로부터도 원성을 듣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회의를 코앞에 두고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인도를, 중국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프랑스 등을 방문하면서 자국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편짜기’ 행보를 벌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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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논쟁에서 한발 물러나 있는 것처럼 보이는 비회원국도 이번 회의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비회원국이지만 초청국 자격으로 참가하는 싱가포르는 자국이 주도하고 있는 3G(Global Governance Group·유엔에서 G20과 협력을 추진하는 28개국 모임)의 입장을 G20 회의 과정에 반영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에 속한 필리핀의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 대통령은 “이번 회의가 ASEAN의 공동 이익을 증진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ASEAN의 G20 참여가 제도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진국이지만 비회원국인 네덜란드, 스페인 등은 G20에 들지 못한 것 자체에 강한 위기감을 느낀다.
○ G20의 미래
G20 체제를 앞으로도 공고히 하자는 데는 대부분의 국가가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선진국은 애초에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신흥경제권과 대화할 필요성을 느껴 G20을 만들었고 신흥국 역시 세계 경제 질서에 참여할 권리를 스스로 포기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별로 들어가면 이 문제에 대한 셈법도 상당히 복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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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가 완전 극복되면 G20이 힘을 잃을 것이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는 G20 체제에 불만을 갖는 일부 선진국과 비회원국에서 주로 많다.
G7이나 G8, 유엔 등 기존의 국제 협의체와의 관계설정도 이번 회의에서 활발히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해 “유엔은 G20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유엔의 주요 어젠다가 G20에서 잘 토의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말 더비스 브루킹스연구소 부소장은 9일 파이낸셜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지난달 한국 경주회의의 성과도 공무원들 간의 활발한 왕복 외교 덕분이었다”며 “G20체제가 시간은 걸리겠지만 결국 주요 정책과제에 대한 서로간의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