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뜀틀계보 우리가” 메달착지 자신감
“우린 한국 기계체조 희망 남매” 체격적인 불리함을 딛고 한국 체조의 신성으로 떠오른 양학선(왼쪽)과 조현주. 18세 동갑내기로 티격태격 우정을 쌓고 있는 두 선수가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의 선전을 다짐하며 주 종목인 뜀틀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장면2-선두와는 불과 0.2점 차. 자신감이 넘쳤다. 뜀틀 결선을 앞두고 한 연습도 완벽했다. 참가자 중 최고점(16.666)을 받았던 단체전 결선 때만큼만 하면 금메달이다. 내가 준비한 필살기는 여홍철 선배가 세계를 놀라게 했던 ‘여2(앞으로 돌면서 옆으로도 세 바퀴 도는 기술)’. 완벽한 공중제비를 선보였다고 확신하고 땅에 도달하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렸다. 4위에 그쳤지만 내 나이 이제 열여덟. 세계선수권 첫 비행을 마쳤을 뿐이다.》
지난달 네덜란드 로테르담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체조는 희망의 빛 두 줄기를 봤다. 바로 한국 체조의 신성으로 떠오른 18세 동갑내기 조현주(울산 학성여고)와 양학선(광주체고). 조현주는 여자 기계체조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결선에 올라 뜀틀 6위에 올랐다. 양학선도 첫 세계선수권 무대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가장 높은 4위에 이름을 올리며 유옥렬-여홍철의 뜀틀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떠올랐다.
조현주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봉에 거꾸로 매달리기를 좋아하는 별난 소녀였다. ‘원숭이’란 별명을 달고 살다 3학년 말 체조부가 있는 수암초교로 전학하면서 체조를 시작했다. 체조선수 치고도 작은 체격 때문에 “체조할 몸이 아니다”라는 소리까지 들었지만 2006년 영입된 레오니드 아르카예프 감독(러시아)의 눈에 들어 국가대표의 꿈을 이뤘다. 조현주는 “앞으로도 계속 한국 체조의 간판이 될 거다. 광저우 가서도 이왕이면 번쩍번쩍 빛나는 색깔을 가지고 돌아오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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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동 체조대표팀 총감독은 “경기장에서 현주는 물건이다. 배짱이 대단하다. 난도만 좀 더 높이면 세계정상권까지 가능하다. 학선이도 옆으로 트는 기술만큼은 타고 났다. 유옥렬, 여홍철도 그 나이 때 학선이만큼 못했다”며 두 선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 체조의 희망들에게도 비인기 종목이란 수식어는 참기 힘든 그림자다. 조현주는 “국제대회 성적을 보면 우리가 더 잘하지만 사람들은 쭉쭉빵빵 롱다리 미녀들이 있는 리듬체조만 주목한다. 짜리몽땅, 근육빵빵 기계체조지만 직접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멋지다”며 사랑을 부탁했다. 세계무대를 향해 성공적인 이륙을 막 마친 조현주와 양학선은 첫 아시아경기 도전을 위해 8일 광저우로 떠난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양학선::
△소속=광주체고
△생년월일=1992년 12월 6일
△체격=키 159cm, 몸무게 52kg
△최고 성적=2010 세계선수권 뜀틀 4위
△별명=도신(도마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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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울산 학성여고
△생년월일=1992년 12월 13일
△체격=키 149cm, 몸무게 41kg
△최고 성적=2010 세계선수권 뜀틀 6위
△별명=시크현주, 뻔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