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 게릭, 조 디마지오, 요기 베라. 월드시리즈에서 두 번씩이나 시리즈 우승을 결정짓는 결승타를 날린 주인공들이다.
게릭, 디마지오, 베라는 단골 우승 후보인 뉴욕 양키스 소속이었던 터라 이런 기록 작성이 가능했다. 그런 점에서 샌프란시스코 유격수 에드가르 렌테리아(35·사진)는 특이하다. 그는 팀을 바꿔서 진기록을 세웠다.
광고 로드중
렌테리아는 1997년 신생팀 플로리다 소속으로 클리블랜드와의 월드시리즈 최종 7차전에서 연장 11회말 끝내기 안타를 터뜨린 주인공이다. 13년의 세월이 흐른 올해 렌테리아는 5차전에서 7회 0-0의 균형을 깨는 결승 3점 홈런을 날렸다. 2사 2, 3루 볼카운트 투 볼에서 텍사스 에이스 클리프 리의 높은 컷패스트볼을 좌중간 스탠드에 꽂았다.
렌테리아는 시즌 초 사실상 선수 수명이 끝났다는 평가를 들어야 했다. 나이도 든 데다 타격과 주특기인 수비마저 예전 같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브루스 보치 감독도 연봉 1000만 달러를 받는 렌테리아를 주전에서 제외시키고 후안 우리베(31)를 주로 기용했다. 렌테리아는 올해 72경기에 나가 타율 0.276에 3홈런 22타점으로 몸값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보치 감독은 필라델피아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부터 렌테리아를 주전 유격수로 기용했다. 경험 때문이었다. 렌테리아는 샌프란시스코에선 포스트시즌 경험이 가장 많은 선수다. 결국 베테랑답게 큰 경기에서 기대에 걸맞은 활약으로 예전의 명성을 되찾았다.
광고 로드중
샌프란시스코가 과연 내년에도 갈수록 수비 범위가 좁아지고 있는 월드시리즈 MVP의 옵션을 택할 것인지, 버릴 것인지 궁금하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moonsytexas@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