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대학동기가 李에게 千 소개… 불황 닥치자 대출등 청탁 정황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과 이수우 임천공업 대표(54·구속기소)는 언제 어떻게 알게 돼 청탁 대가로 수십억 원을 주고받는 사이가 됐을까. 이 대표가 거액의 현금과 상품권은 물론 천 회장이 추진해온 옛돌박물관에 철근 10억 원어치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천 회장의 자녀가 임천공업 계열사의 주식을 대거 매입한 것을 보면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사업상의 관계를 넘어선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두 사람은 나이차가 많이 나는 데다 이렇다 할 학연이나 지연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초 임천공업은 이 대표의 가족 중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동업해 세운 작은 고철회사가 모태였다고 한다. 대형 조선업체에서 고철을 독점적으로 받아 폐기 처리하는 사업을 하면서 성장 기반을 마련했고 이후 이 대표도 합류해 조선사에 철강을 납품하는 것으로 사업을 키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2000년대 초 한 지인에게서 천 회장을 소개받았다고 한다. 천 회장과 이 대표 양쪽을 모두 잘 아는 삼미특수강 고위임원 출신의 A 씨가 두 사람을 연결해 인연을 맺게 됐다는 것. A 씨는 이명박 대통령과도 고려대 동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아가 천 회장의 자녀 3명이 임천공업의 주식 14만 주를 비롯해 K공업 주식 2만1000주, K기업 주식 2만3100주를 보유한 것도 두 사람의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는 것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또 다른 관계자들에 따르면 1970년대 중반 제철화학을 설립해 철강업에 종사했던 천 회장이 사업관계로 이 대표 주변 사람들과 잘 알고 지냈다는 얘기도 있다. 천 회장은 옛 포항제철에 코크스 납품을 독점하기도 했는데, 여러 철강회사와 거래관계를 맺으면서 이 대표를 소개한 A 씨를 만나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천 회장이 임천공업 회장 명함을 갖고 다니면서 최근까지 5억 원 정도의 급료를 받았다는 소문도 있지만, 검찰 관계자는 “확인되지 않은 얘기”라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