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신’ SK 김성근 감독 일기장 엿보니
20일 찾은 인천 문학구장 감독실 벽에 걸린 화이트보드 한쪽에는 이 같은 문구가 쓰여 있었다. ‘야신(野神)’ SK 김성근 감독(사진)이 직접 쓴 글이다.
광고 로드중
김 감독은 “‘무언실행(無言實行·아무 말 없이 실행함)’이 자신과의 약속이라면 ‘입으로 뱉은 말은 반드시 실행한다’는 뜻의 유언실행은 다른 사람과의 약속이다. 올해 남은 3경기마저 모두 이겨 진정한 아시아 정상에 서겠다”고 말했다.
화이트보드에는 이 밖에 선수와 코치들뿐 아니라 스스로를 채찍질하기 위해 써 놓은 문구가 가득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생활 속에서도 김 감독은 엄청난 양의 책을 읽는다. 그 책들 속에서 인생의 지혜가 될 만한 문구들을 모아 자신의 일기장에 써뒀다가 틈나는 대로 선수들에게 전파한다. 특히 가을 마무리 캠프 때나 스프링 캠프 때는 야간 훈련을 시작하기 직전 1시간씩 직접 강의를 한다. 알토란같은 문구로 가득 찬 일기장이 벌써 여러 권 된다.
김 감독은 이런 정신 교육을 통해 선수들에게 왜 야구를 절실하게 해야 하는지, 모진 훈련을 감내해야 하는지를 가르친다. 투수 송은범은 “처음에는 왜 이런 걸 하나 싶었지만 어느 순간 감독님의 말이 바로 내 얘기라는 느낌이 들었다. 왜 절실하고 치열하게 야구를 해야 하는지 선수들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
광고 로드중
화이트보드에는 없지만 김 감독의 좌우명이자 가장 많이 쓰는 말은 ‘일구이무(一球二無)’다. 공 하나에 두 번째는 없다는 뜻으로 공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우승을 마무리한 에이스 김광현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비로소 일구이무의 의미를 깨달았다”고 했다. SK 선수들은 김 감독의 야구 철학을 체득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SK의 야구는 어지간한 위기 앞에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인천=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