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기던 6회말 1루주자 정근우 2루 훔쳐삼성 1루수, 베이스 떨어져 정상수비 이동박재상 1루쪽 병살타성 타구가 2루타로
SK 정근우(가운데)가 5-4로 추격당한 6회말 1사 1루서 박재상 타석 때 유격수 김상수의 태그를 피해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이후 적시타로 홈을 밟아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도루(盜壘)는 말 그대로 ‘베이스를 훔치는 것’이다. 영어로는 ‘훔치다’또는 ‘도둑질하다’는 뜻을 지닌 ‘스틸(Steal)’. 정확히는 ‘Steal’의 과거분사인 Stolen을 써서 ‘Stolen Base’라고 표현한다. 야구에서 도루는 일반적으로 투수가 포수에게 던지는 사이, 주자가 다음 베이스까지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것을 일컫는다. 메이저리그 역사를 보면 1871년까지는 도루라는 용어가 없었다. 이후에도 한동안 도루는 타자의 안타 때 주자가 한 베이스 더 가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즉, 타자의 안타 때 1루주자가 3루까지 진루하면 1루주자가 2루까지 간 것은 안타에 의한 것, 2루에서 3루까지 간 것은 도루에 의한 것으로 간주됐다. 그래서 당시 도루 기록을 요즘의 도루와 같이 볼 수 없다. 오늘날과 같은 도루개념이 확립된 것은 1898년부터다.
○도루 하나로 틈새 벌리고 제방 무너뜨린 SK
도루는 공격의 중요한 전술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도루능력이 있는 팀은 그만큼 공격의 옵션이 하나 늘게 된다. 반면 수비하는 상대팀은 심한 압박감을 느끼게 된다. 때로는 도루 하나가 팽팽하던 경기흐름을 바꿔놓기도 한다.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SK와 삼성 역시 올 시즌 도루를 무기로 삼았다. SK는 161개(도루실패 69개), 삼성은 158개(도루실패 55개)를 성공했다. LG(169개)에 이어 2위와 3위에 올랐다. 이런 팀컬러 때문에 한국시리즈는 ‘발야구’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떠올랐다.
사진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