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간 박스권에 갇혀 있던 코스피는 지난달 초 1,800 고지를 밟은 뒤 한 달도 안 돼 1,900 선까지 질주했다. 급등세의 중심엔 외국인이 있었다. 외국인은 최근 17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가며 약 5조5300억 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반면에 개인은 꾸준히 내다팔았다. 지난달 2조2749억 원에 이어 이달에만 5일 동안 1조2420억 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개미들이 증시로 돌아온다는 신호도 뚜렷하지 않다. 실질적인 주식 매수 자금의 유출입을 보여주는 실질고객예탁금은 5일 현재 6조7800억 원에 머물러 있다. 5월 말 10조1980억 원까지 불었던 이 수치는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상승장에서도 투자를 저울질하며 증시를 관망하는 개인투자자가 많다는 뜻이다. 유가증권시장 거래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8월 56%에서 지난달 52.9%로 감소했다. 거래대금도 제자리걸음이다. 3분기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5조5160억 원으로 2분기(5조6472억 원)보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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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의 올해 주가 성적표도 1,900 시대를 체감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다.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투자한 종목들이 상승장에서도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한 탓이다.
5월 26일 1,560.83에서 출발해 이달 6일 1,903.95까지 코스피가 18.63% 상승하는 동안 개인이 많이 사들인 20개 종목 가운데 절반이 오히려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다만 최근 1,900 선 돌파 이후 상승 랠리에 동참하려는 개미투자자들이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다. 개인들이 주식 매입용으로 증권사에서 빌리는 신용거래 융자잔액이 5조 원대에서 고공행진 중이고 최근 6개월간 거래한 적이 있는 주식활동 거래 계좌도 느는 추세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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