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유튜브 등 친북계정 접속차단 방법 없어인터넷 이적 게시물 적발 3년만에 40배나 늘어
○ 친북 게시물 단속 40배 폭증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철우 의원이 5일 경찰청 등 정보당국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 이적홍보물 적발 건수가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 1434건에서 지난해 1만4430건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올해 들어서만 8월 말까지 친북 게시물 단속 건수가 5만6814건으로 3년 만에 40배 가까이 폭증했다.
또 정보당국이 파악한 해외 친북 사이트는 모두 106개로, 이 중 60개 사이트의 국내 접속을 차단했고 46개 사이트에 대해서는 이적성을 정밀분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 친북 사이트의 서버 위치를 추적한 결과 미국에 서버를 둔 사이트가 46개, 일본이 26개, 중국이 17개 순이었다.
이에 따라 정보당국이 차단하거나 폐쇄한 해외 친북 사이트나 불법 인터넷 카페도 매년 크게 늘고 있다. 정보당국이 차단한 사이트는 2006년 7개, 2007년 1개, 2008년 2개에 그쳤으나 지난해엔 10개, 올해엔 29개로 늘었다. 폐쇄된 불법 카페는 2008년 2개에서 지난해 18개, 올해 45개로 증가했다.
북한이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사이버 해킹 및 테러 건수도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사이버 공격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4년 북한 소행으로 추정된 사이버 공격은 3970건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만659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들어 6월 말까지 9213건의 사이버 공격이 북한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 대남 선전 창구로 떠오른 SNS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의 친북 계정에 게재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
이처럼 친북 사이트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북한은 국내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SNS 사이트에 잇달아 계정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올해 7월 14일 동영상서비스 사이트인 유튜브에 처음으로 친북 계정이 만들어졌다. 이어 트위터에 8월 12일, 페이스북에 8월 19일 친북 계정이 등장했다.
정보당국은 올해 8월까지 트위터 9개, 유튜브 3개, 페이스북 1개 등 친북 계정 13개를 차단했다. 그러나 트위터와 유튜브에 개설된 친북 계정은 PC로는 접속이 되지 않지만 스마트폰으로는 접속이 가능해 북한 선전물의 국내 유입을 막을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정보당국은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한 지난해 5월 이후에는 주로 핵 개발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내용의 선전물을 유포하다가 올해 3월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에는 한미 조작설, 남한 책임론 등 반정부 여론 조성에 초점을 맞춰 사이버심리전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 군 당국 “라디오 살포 작전 준비”
한편 군 당국은 대북 심리전 라디오방송을 현행 FM 방식에서 AM 방식으로 바꾸고, 북한 주민의 청취를 돕기 위해 라디오를 북한 지역에 살포하는 작전도 준비하고 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5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밝히고 “과거에 (북한 지역에) 라디오를 많이 보냈다. 이번에도 대북 전단 살포 작전과 겸해서 준비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군 당국은 2004년 6월 4일 남북 장성급회담 합의에 따라 대북 심리전을 중단하기 전까지 대형 풍선 등을 이용해 북한 지역에 라디오를 살포했다.
2004년 중단됐던 대북 FM 라디오방송 ‘자유의 소리’는 천안함 폭침사건을 계기로 5월 24일 재개돼 서동부 전선에서는 103.1MHz, 중부 전선에서는 107.3MHz로 방송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FM 송출 방식이 음질은 좋지만 전파 범위가 좁기 때문에 북한의 환경을 고려해 전파 범위가 넓은 AM 방식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