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분 ‘바짓바람’… 아이들은 신바람
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신구중학교에서 이 학교 아버지회 회원들과 학생들이 모여 체육대회 개막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제공 신구중 아버지회
신구중 아버지회는 올해 3월 처음 생겼다. “아버지도 자녀 교육과 학교 생활에 관심을 가져야 공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 김평배 교장이 아버지들을 직접 설득했다. 처음 20명으로 시작했지만 6개월 만에 회원이 50명으로 늘었다.
아버지들은 일단 자녀들과의 거리를 좁히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기준 아버지회 회장은 “아침 일찍 직장에 출근하면 아이들과 하루에 한 번도 얼굴을 마주치기 힘든 때가 많아 대화를 하기 매우 힘들다”며 “이 때문에 아버지회를 시작하면서 아이들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체육대회도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기획한 행사다. 최근에는 학생들과 산행을 하거나 대학 교수를 초청해 아버지와 자녀들이 함께 듣는 과학교실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이번 학기에는 정신과 전문의를 초청해 아이들의 심리 상태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강의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버지회 활동을 하는 가정의 어머니들도 “(남편이) 아버지회 활동을 시작하고 나서 아이와 대화도 자주 하고 아이 교육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고 입을 모은다.
바쁜 시간을 쪼개 매달 한 번 모임을 열고 행사도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신경을 쓰고 있지만 아버지의 ‘애정’에 목말랐던 학생들은 더 시간을 내달라는 ‘투정’을 부리는 모양이다. 이 학교 학생회장인 최지훈 군(14)은 “아버지회 행사를 통해서 아버지들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이런 행사가 자주 열리면 학생들끼리도 더욱 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