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측인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올해 전국농민대회 집회 신고를 하면서 경찰에 “올해는 자율적으로 질서를 유지하고 집회도 평화적으로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매년 11월에 열던 행사도 올해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를 고려해 두 달이나 앞당기는 등 국가 행사에 협조하는 모습도 보였다. 경찰도 이에 화답했다. 경찰은 매년 농민대회에 4000∼5000명의 경비병력을 투입해 질서 유지에 나섰지만 올해는 800명만 현장을 지켰다. 과격시위 진압에 대한 걱정을 덜면서 여의도공원 주변 교통 흐름을 관리하는 등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 한농련이 집회를 끝내고 여의도공원에서 여의도역까지 2km 구간을 행진할 때는 “행진에 참가하는 농민들이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라”는 지시가 내려지기도 했다. 경찰 측은 “한농련 측에서 먼저 평화적으로 집회를 열기로 약속한 만큼 이들이 준비한 집회가 안전하게 끝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했다”고 밝혔다.
한농련은 “어려운 농심(農心)을 전달하는 것이 행사의 목적이기 때문에 평화 집회를 계획했다”고 밝혔다. 한농련은 그동안 과격 투쟁 위주의 집회시위 문화를 고민해 온 농민단체다. 지난해 말 상급단체인 ‘농민연합’을 탈퇴하고, 쌀 소비 촉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대안 중심’의 농민운동을 펴겠다는 뜻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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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주 사회부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