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북5도민에 전해달라” 대구 수성구에 20t 기부…8년째 ‘얼굴없는 선행’
10일 대구 수성구민운동장에서 수성구 직원 등이 ‘키다리아저씨’가 전달한 쌀을 보낼 장소 등에 따라 분류하고 있다. 사진 제공 수성구
이 독지가는 “특히 이번에는 북한에서 피란을 온 이북5도민에게도 쌀을 전달해 달라”며 “추석에 고향에 가지 못하는 실향민들과 아픔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성구는 일부 쌀을 이북5도민협회 대구사무실을 통해 관련 주민들에게 전달했다. 또 나머지 쌀은 저소득층 주민들과 경로당, 무료급식소 등에 보냈다.
올해 만 91세인 이 독지가가 수성구에 쌀을 처음 전달한 것은 2003년. 당시 쌀 20kg들이 500포대를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위해 써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한사코 신분 밝히기를 거부했다. 이후 그는 추석을 앞둔 시기나 연말연시 등 매년 한두 차례 쌀을 수성구에 전달했다. 수성구 직원들은 여주인공을 몰래 도와주는 내용의 명작동화 ‘키다리아저씨’를 연상케 한다며 그를 똑같은 별명으로 불렀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