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한 ‘공정한 사회’라는 화두에 크게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인사처리 및 정부의 고위직 인사(人事)에 대해선 불공정하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이 대통령이 자신이 제시한 ‘공정한 사회’ 구현에 솔선수범을 보여야 함을 이번 동아일보 여론조사 결과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 정부 인사에 대한 만연한 불신
국민들은 우리 사회의 제반 영역 가운데 정부 고위직에 대한 인사에 특히 높은 불신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직에 대한 인사가 불공정하다는 응답은 무려 74.5%로 교육 취업 분배 사법처리 등 다른 영역보다 훨씬 불신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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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인사를 공정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물음에도 공정하지 않다는 답변(53.4%)이 공정하다는 답변(39.8%)보다 높게 나타났다. 30대(67.3%), 호남(65.1%), 대학 재학 이상(60.5%)의 응답자 사이에서 공정하지 않다는 의견이 높았다. 반면 50대(50.8%), 대구 경북(49.3%), 중졸 이하(50.9%)의 응답자에서는 공정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 ‘공정 사회’ 정책기조 공감
이 대통령이 ‘공정한 사회 만들기’를 집권 후반기 정책 기조로 제시한 데 대해서는 ‘적절하다’가 62.8%, ‘부적절하다’가 25.0%로 공감하는 응답이 훨씬 높았다. 지역별로 서울(67.1%)과 대구 경북(71.5%), 부산 울산 경남(69.5%) 등에서 긍정적 평가가 매우 높았다. 반면 호남은 ‘적절하다’는 응답이 49.6%, ‘부적절하다’는 대답이 37.2%로 상대적으로 평가에 인색했다.
공정한 사회로 발전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사회 지도층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답변(35.4%)이 가장 많았다. ‘불공정한 분야’로 높게 지적된 정치인 법조인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행동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 밖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21.4%), ‘법과 원칙에 의한 사회운영’(20.2%), ‘학연 지연 혈연 등의 타파’(18.3%) 순으로 해법이 제시됐다. 20대 이하(19∼29세)는 ‘사회적 약자 보호’(25.6%)를 수위로 꼽은 반면에 50대 이상 응답자는 ‘법치’(25.7%)를 가장 많이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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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 영역 가운데 ‘교육의 기회’는 상대적으로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비록 공정하다는 응답(44.0%)보다 불공정하다는 응답(48.9%)이 다소 높았으나 다른 분야에 비하면 긍정적이었다. 고소득층의 사교육에 따른 학력 대물림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교육 부문은 상대적으로 그나마 덜 불공정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교육 현장에 있거나 최근 교육을 받은 20대 이하에서는 절반이 넘는 54.1%가 공정하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에 어려운 형편 때문에 정규 교육 과정을 포기한 경우가 많았던 50대 이상에서는 공정하다는 대답이 36.9%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지역별로 대전 충청에서는 공정하다는 답변(46.9%)이 불공정하다는 답변(39.4%)보다 높게 나온 반면에 서울에서는 불공정하다는 답변(53.8%)이 특히 높았다. 사교육 바람과 고교 내신 및 입시 부정의 여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취업의 기회(61.8%)와 경제활동 성과의 분배(58.3%)에 대해서도 불공정하다는 의견이 높았다. 특히 30대에서 취업의 기회(66.4%)와 경제활동 성과의 분배(68.2%)에서 불공정하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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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성 평가에서 가장 비판적인 충청권
한국 사회의 공정함을 보는 의견은 지역별로 편차가 나타났는데 특히 대전 충청 지역은 불공정하다는 응답이 75.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아 눈길을 끌었다. 이어 광주 전라에서 불공정하다는 응답이 71.6%로, 두 번째로 높았다.
부문별로 공정성을 묻는 질문에서도 충청권은 중앙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응답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모든 지역에서 정치권을 불공정 행태 1순위로 꼽고 2순위는 대부분 법조계 또는 교육계를 지목한 데 비해 충청권은 2순위로 중앙정부를 꼽았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 여론조사 문항 및 답변 결과 (단위: %) ▼
문1) 현재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잘못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1. 매우 잘하고 있다(8.4)
2. 대체로 잘하고 있다(39.7)
3. 대체로 잘못하고 있다(30.7)
4. 매우 잘못하고 있다(12.5) 5. 모름/무응답(8.7)
문2)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공정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십니까?
1. 매우 공정하다(2.0)
2. 대체로 공정한 편이다(24.4)
3. 대체로 불공정한 편이다(53.2)
4. 매우 불공정하다(17.2)
5. 모름/무응답(3.2)
문3) 우리 사회에서 불공정한 행태가 가장 많이 벌어지고 있는 분야는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순서대로 두 가지만 말씀해 주십시오.
1순위
1. 정치권(59.0)
2. 법조계(7.9)
3. 교육계(초중고교)(7.9)
4. 중앙정부(7.3)
5. 지방자치단체(3.5)
6. 재계(2.7)
7. 시민단체(1.9)
8. 언론계(1.5)
9. 종교계(1.3)
10. 학계(교수 등)(0.4)
11. 기타(0.4)
12. 모름/무응답(6.2)
1순위+2순위
1. 정치권(70.8)
2. 법조계(24.6)
3. 교육계(초중고교)(19.4)
4. 중앙정부(21.6)
5. 지방자치단체(17.8)
6. 재계(10.6)
7. 시민단체(4.5)
8. 언론계(8.0)
9. 종교계(2.8)
10. 학계(교수 등)(1.3)
11. 기타(0.4)
12. 모름/무응답(6.2)
문4) 다음의 각 항목별로 얼마나 공정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문5)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공정한 사회 만들기 를 집권 후반기 정책기조로 제시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 적절한 정책기조라고 본다(62.8)
2. 부적절한 정책기조라고 본다(25.0)
3. 모름/무응답(12.2)
문6) 이명박 대통령이 인사를 공정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십니까?
1. 매우 그렇다(7.4)
2. 그런 편이다(32.4)
3. 그렇지 않은 편이다(36.6)
4. 전혀 그렇지 않다(16.8)
5. 모름/무응답(6.8)
문7) 우리 사회가 공정한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1.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35.4)
2.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21.4)
3. 법과 원칙에 의한 사회운영(20.2)
4. 학연, 지연, 혈연 등의 타파(18.3)
5. 모름/무응답(4.7)
문8)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존재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 수사 재개나 특검은 필요없다고 본다(50.5)
2. 수사 재개나 특검이 필요하다고 본다(42.4)
3. 모름/무응답(7.1)
문9) 차기 국무총리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요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1. 도덕성과 청렴성(62.7)
2. 다양한 경험과 경륜(24.6)
3. 정치력(5.4)
4. 젊음과 역동성(3.4)
5. 모름/무응답(3.9)
문10) 현재 우리나라에는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 미래희망연대,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국민중심연합,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의 정당이 있습니다. 다음 중 어느 정당을 가장 좋게 생각하십니까?
1. 한나라당(35.4)
2. 민주당(26.0)
3. 자유선진당(3.6)
4. 미래희망연대(친박연대)(0.7)
5. 민주노동당(7.0)
6. 창조한국당(0.6)
7. 국민중심연합(0.3)
8. 진보신당(3.2)
9. 국민참여당(3.4)
10. 기타 정당(0.5)
11. 없음/모름/무응답(19.3)
※코리아리서치센터(KRC)가 9월 7, 8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
이 대통령 “누구나 균등한 기회 줘야 공정사회”
▲2010년 9월8일 동아뉴스스테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