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천 남구 도화 2, 3동 주민들은 “박우섭 남구청장만 생각하면 답답한 마음에 밤잠을 설친다”고 말한다. 주민들이 박 구청장에게 분한 감정을 갖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도화 2, 3동은 지난해 8월 인천대가 ‘도화구역 도시개발사업’에 따라 송도국제도시로 떠나면서 활기를 잃었다. 하루 수만 명의 유동인구로 인천에서 손꼽히던 상권은 순식간에 무너졌고 동네는 황폐해졌다. 대학생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던 음식점이나 주점이 하나 둘 떠나면서 경인전철 제물포역(파출소 쪽) 인근에는 점심을 먹을 식당조차 없다는 것이 주민들의 푸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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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 2, 3동 발전협의회장인 유광근 씨(63)는 “서구 루원시티로 가면 행정타운이 쉽게 조성되고, 도화동은 재정이 어려워 안 된다는 구청장의 말이 설득력이 있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주민들은 행정타운 원안 추진을 위한 2만 명 서명운동을 동장을 내세워 막고 행정타운 원안 추진을 촉구하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떼어내는 등 일련의 방해활동 배후에 박 구청장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 출신 남구의회 의원들조차 “민주당 당론도 좋지만 주민들의 이익과 고통을 우선 대변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주민들 편을 들고 있다.
도화 2, 3동 주민들이 그리는 구청장의 모습은 ‘아시아경기대회 서구 주경기장 신축 재검토’에 반발해 한나라당 출신 국회의원과 뜻을 함께하며 초당적으로 거리에 나서 구호를 외치는 민주당 출신 전년성 서구청장의 모습일 것이다. 1일 기자를 만난 도화동 토박이 박모 씨(64)는 “지역 발전과 주민들을 위해 빼앗긴 ‘선물’을 찾아다 주려고 애쓰는 구청장의 모습이 아쉽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차준호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