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용 좌석 별도 구매해도 마일리지 적립은 1석만” 문제제기에 공정위 시정
세계적 첼로 연주가 장한나 씨(사진)는 지난해 9월 한 TV방송에 출연해 이렇게 호소했다. 그는 공연을 위해 세계를 누빌 때마다 자신의 바로 옆 좌석을 추가로 구입해 분신 같은 첼로를 앉혔다. 그러나 첼로는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마일리지 적립 혜택을 받지 못했다.
장 씨의 문제 제기 직후 첼로협회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공식적으로 이런 불합리한 관행을 해소해줄 것을 요청했다. 공정위는 ‘항공마일리지제도 개선팀’을 구성해 대한항공과 협의에 들어갔다. 핵심 쟁점은 △유효기간 연장 △마일리지용 보너스 좌석 확대 △가족합산 범위 확대, 그리고 장한나 씨의 민원인 ‘첼로 등 악기용 좌석 추가 구매’에 대한 마일리지 적립 인정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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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긴 협의 끝에 대한항공은 최근 개선안에 합의해 발표했다. 마일리지 유효기간은 5년에서 10년으로 늘었고 보너스 좌석도 크게 확대됐다. 고객이 몰리는 성수기에도 보너스 좌석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마일리지 가족 합산 범위도 기존 직계 존비속에서, 형제자매 시부모 장인장모 사위 며느리까지 확대됐다. 장한나 씨의 민원도 당연히 해결됐다.
▶본보 7월 12일자 A1면 참조 “항공마일리지 유효기간 10년으로”
아시아나항공도 마일리지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1일 이런 제도 개선을 이끈 시장감시총괄과 항공마일리지개선팀의 유영욱 사무관과 박윤정 조사관을 ‘7월의 공정인’으로 선정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