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돈이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원자재 시장, 미술품 시장에 이어 M&A 시장으로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2분기 내내 감소하던 글로벌 M&A 실적이 7월부터 2개월 연속 증가했다. 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투자 주체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완화되면서 돈이 움직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기업들이 장기 성장동력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업들이 향후 경기 회복에 상당히 확신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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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특히 모바일 인터넷 분야에서 보안 사업의 시장성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해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인 매카피 인수를 서둘렀다.
셋째,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는 계속 느릴 수밖에 없다. 기업들은 사상 최고 수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가계의 부채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보유한 돈이 가계로 이동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고용을 늘리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배당이나 설비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배당을 증가시키면 가계의 자본 소득이 늘어날 수 있고, 설비투자를 늘리면 관련 산업의 경기가 회복되면서 간접적으로 고용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미국의 기업들은 고용이나 배당보다는 M&A를 선택하고 있다. 설비투자보다는 M&A가 기업의 효율성을 높이기에 더 빠른 방법임에 틀림없다. 더구나 지금은 주식시장의 약세로 인수 대상 기업의 가격이 저렴한 상태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M&A가 최상의 대안인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용에 대한 기대치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돈이 움직이고 있고, 기업은 장기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회복’을 기대하게 한다. 다만 그 방법이 고용이 아닌 M&A이기에 회복의 속도가 느릴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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