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은 동해 교두보… 北은 나선 개발… 양국 경협 본궤도?
무단장역 지나는 특별열차 30일 오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탑승한 것으로 보이는 특별열차가 중국 헤이룽장 성 무단장역을 지나가고 있다. 하얼빈을 떠난 특별열차는 투먼을 거쳐 오후 8시경 국경을 넘어 북한으로 돌아갔다. 무단장=연합뉴스
김 위원장의 동선을 보면 이번 방중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가 동북 3성 개발의 핵심인 ‘창지투(長吉圖·창춘∼지린∼투먼) 선도구 개발계획’ 참관임을 잘 알 수 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조선은 중국 동북지방과의 교류협력을 강화할 것이며, 중국의 개발방식이나 경험에 대해 진지하게 연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특히 창지투 개발과 나선 개발을 연계하는 방안은 양국 간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측면이 크다.
중국은 낙후된 동북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동북 3성 개발계획을 확정했다. 이는 동북 3성에 경제발전 벨트를 구축하는 동시에 동북아의 물류거점을 만든다는 거대한 계획이다. 문제는 동북지방이 북한과 러시아에 막혀 항구가 없다는 점이다. 현재처럼 랴오닝(遼寧) 성 다롄(大連) 항구만 가지고는 상하이(上海) 등 중국 중남부 연안 지역이나 한국 일본 등과 물자를 주고받는 데 많은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다 북한이 이번에 반응을 보인 것은 천안함 사태 이후 김 위원장이 냉각된 남북 관계나 북-미 관계에 대한 기대를 접고 현실적으로 중국의 경제와 안보에 의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북한은 1990년대 나진선봉 지역을 경제특구로 지정해 경제개발 및 대외개방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또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에 비중을 뒀으나 남북관계 경색 등으로 상황이 좋지 않자 동북 3성 개발과 연계하는 방안을 추구한 것이다.
또 북한의 경제개발 축이 북-중 경협으로 바뀐다면 그 성과는 자연스럽게 후계자인 3남 김정은의 치적으로 포장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은 이번에 김 위원장의 방중을 받아들여 극진히 예우함으로써 양국의 우의 관계를 대외에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천안함 사태 이후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고 서해에서 한미 연합훈련이 진행되는 등 북한이 외교적으로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북한을 끌어안음으로써 확실한 동맹국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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