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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 사상 첫 ‘공격 8부문’ 독식?

입력 | 2010-08-31 03:00:00


프로야구 출범 29년 만에 처음으로 공격 부문 타이틀을 독식하는 팀이 나올까.

올 시즌 올스타전에서 이스턴리그 10개 포지션 가운데 8개를 휩쓴 롯데가 이번에는 공격 부문 타이틀 싹쓸이에 도전한다. 올스타는 팬 투표로 선정하기 때문에 실력이 모자란 선수도 열성 팬의 지원을 받아 뽑힐 수 있지만 이번에는 성적대로 주는 타이틀 경쟁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정규 시즌이 끝나면 시상하는 공격 부문 타이틀은 모두 8개. 이 가운데 롯데 선수가 30일 현재 7개 부문에서 1위에 올라 있다. ‘빅 보이’ 이대호가 타격을 비롯해 안타 홈런 타점 득점 장타력까지 6개 부문에서, 그리고 김주찬이 도루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나머지 하나는 출루율로 삼성 박석민이 0.43782로 이대호(0.43775)에게 0.00007 차로 앞서 있다. 이대호는 28일까지 출루율에서도 박석민에게 0.001 차로 앞선 1위였으나 29일 SK전에서 네 차례 타석에 올라 볼넷으로 한 번만 출루해 2위로 떨어졌다.

롯데의 공격 타이틀 싹쓸이에 관심이 쏠리게 된 건 김주찬이 도루 1위로 올라서면서 타이틀 독식의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김주찬은 4년 연속 도루왕에 도전하는 LG 이대형이 타격 부진으로 주춤하는 사이 최근 5경기에서 도루 6개를 추가하는 등 8월에만 도루 12개를 기록하면서 시즌 49호로 이대형(48개)을 앞질렀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특정 팀이 공격 타이틀을 독차지하는 데 걸림돌이 됐던 것도 도루였다. 정확성과 힘을 겸비한 타자가 타이틀을 여러 개 차지할 수는 있지만 빠른 발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도루 능력까지 한꺼번에 갖추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삼성은 1983년 공격 타이틀 7개 중 6개를 차지했으나 도루 1위는 해태 김일권이 손에 넣었다. 당시 이만수가 홈런 타점 승리타점에서, 장효조가 타격 장타력 출루율에서 1위에 올랐다. 장종훈과 이정훈을 중심으로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구축했던 1991년의 빙그레도 도루와 출루율 타이틀을 놓치면서 싹쓸이에 실패했다.

올 시즌 타격과 득점 부문은 1, 2, 3위가 모두 롯데 선수이고 안타 홈런 타점 장타력에서도 이대호의 1위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대형이 최근 9경기 연속 무안타의 부진에 빠진 점을 감안하면 도루 경쟁에서도 김주찬이 유리한 분위기다. 롯데와 LG는 나란히 17경기가 남아 있다. 사상 첫 공격 타이틀 싹쓸이 팀의 탄생 여부는 박석민과 이대호의 출루율 경쟁에서 판가름날 확률이 높아 보인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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