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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골서 희귀식물 무더기 발견

입력 | 2010-08-30 03:00:00

개병풍-참골담초-자병취 등 보존 위해 서식지 공개 안해




국내 ‘얼음골’에서 멸종위기 야생식물인 개병풍과 한반도 고유종인 참골담초, 자병취 등 희귀식물들이 다수 발견됐다. 얼음골은 여름철에 암괴 틈에서 찬 공기가 스며 나오며 결빙현상이 나타나는 등 서늘한 기온이 형성되는 지역으로, ‘풍혈지(風穴地)’라고도 불린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최근 새로 알려진 강원 화천 평창 정선, 경기 연천 포천 등의 얼음골 5곳을 올해 상반기 동안 조사한 결과 참골담초, 개병풍(멸종위기종 2급), 애기가물고사리(북방계 희귀 양치식물) 등 희귀식물이 다량 발견됐다고 29일 밝혔다.

강원지역 얼음골에서 발견된 참골담초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한반도 고유종으로 강원 삼척, 정선 등의 일부 지역에서만 발견되던 희귀식물이다. 작은 잎이 많고 가시가 적게 발달하는 것이 특징. 정선 얼음골에서는 개병풍의 군락지가 발견됐다. 개병풍은 강원 일부 석회암지대에서만 자생하는 희귀식물로 세계적으로도 중국의 동북 3성에만 제한적으로 분포돼 있다.

또 설악산과 발왕산 등에서만 발견되던 북방계 희귀식물인 흰인가목도 경기지역 얼음골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이 밖에 국내 자생지가 한두 곳에 불과한 애기가물고사리, 공작고사리, 토끼고사리, 두메고사리, 개석송 등 다수 북방계 희귀 양치식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생물자원관 측은 희귀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얼음골의 정확한 위치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희귀식물들이 얼음골에서 발견되는 이유는 빙하기에 남하했던 북방계 식물들이 최후 빙하기 이후 기온이 높아지자 저온환경을 형성하는 얼음골을 피난처로 삼아 번식했기 때문이다. 생물자원관 유호 고등식물연구과장은 “여름철 피서객과 인공구조물 설치 등으로 희귀식물이 자생하는 얼음골의 원형이 훼손되고 있어 얼음골 식물 보전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동영상=올여름 피서관광 한여름의 얼음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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