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범과 보직 전격 체인지…삼성 떨쳐낼 카드 선택
4년 동안 지켜본 경험칙에 따르면 늘 그랬다. 사지에 몰릴수록 상황이 비관적일수록 기색은 더 평온해지고, 정책은 온건해진다. 속마음이야 타들어가겠지만 겉으로는 최대한 평상심을 유지하기, SK 김성근 감독의 처세술 중 하나다.
SK는 24일 문학 넥센전 선발로 이승호를 예고했다. LG 출신 이승호가 아니라 마무리 이승호(20번)다. 시즌 20세이브를 성공시킨 투수를 돌연 선발로 불러올린 깜짝 카드다. 이제껏 58경기에 등판했으나 선발은 없었다.
앞서 SK는 20∼22일 대전 원정 3연전에서 송은범을 구원으로 투입했다. 이때부터 김 감독의 머릿속에서는 송은범∼이승호의 보직 맞바꿈 구상이 숨어있었던 셈이다. 송은범이 불펜에 들어오면 좌완 일색인 불펜진이 다변화된다. 반면 송은범의 연투능력은 검증된 바 없기에 리스크도 각오해야 될 모험이다.
어느새 2경기차까지 따라온 삼성을 어떻게 떨쳐낼지에 대해서는 “가진 것을 갖고 다 해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긴 호흡을 갖되 매 경기를 필사적으로 치르겠다는 전의다. 이승호 선발 기용은 향후 SK 파격 용인술의 시작일 수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