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과 시너지 기대” 농협 택배사업 적극 검토 … 업계 “단가하락-불공정 우려”
농협은 농산물 판매 확대를 위해 제6의 TV홈쇼핑 사업자 선정 절차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농협은 홈쇼핑 사업과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는 택배사업 진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17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신규 TV홈쇼핑 채널의 성격이 정해지면 이에 맞춰 움직일 것”이라며 “홈쇼핑 사업 등 농산물 유통을 위해서는 택배사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가뜩이나 어려운 택배 시장에 농협까지 가세하는 것에 대해 가격 경쟁 심화 등을 가져올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2000년 1억1034만 개에 불과하던 택배 물량은 지난해 10억7963만 개로 10년 새 거의 10배로 뛰었다. 그런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박스 1개를 배달하고 받는 가격은 2000년 평균 3500원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 2524원으로 뚝 떨어졌다.
국토해양부의 감독을 받는 일반 택배업계와 달리 우정사업본부는 지식경제부의 관리를 받아 화물차량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또 우편물을 배달하기 위해 세금으로 조성된 시설을 택배업에 활용하는 것도 업계는 불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가 하락이 계속돼 대리점과 영업소의 수익 저하, 배송기사의 생계 악화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우정사업본부에 이어 농협이 뛰어들면 이런 악순환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현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 택배업 조항 신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택배 관련 제도를 손보면서 요금인가제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요금인가제는 택배사별 원가를 분석해 거리와 무게 등 조건별로 운임을 정하는 것으로, 업계의 신청을 받아 정부가 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금인가제가 도입되면 서비스 경쟁을 통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