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인수 참여에 일단 반가움
마힌드라를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고운 것만은 아니다. 마힌드라 역시 과거 상하이차처럼 단물만 빼먹고 떠날지 모른다는, 즉 ‘먹튀’를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진행 중인 공격적 인수합병(M&A) 때문에 재원 조달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눈에 띈다. 입찰 금액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종 인수 가격이 청산가치(9560억 원)보다 낮을 경우 헐값 매각 시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힌드라도 이런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상하이차와 다른 점을 강조하면서 쌍용차와의 상생 의지를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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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가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서로의 비교우위를 잘 살리는 전략이 필수다. 마힌드라는 상하이차보다 희망적 요소를 많이 가진 기업이다. 보급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소형차, 트럭, 전기자동차 등 기존의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쌍용차와 보완 관계이고 기술 수준도 상하이차보다 높은 편이다. 글로벌 경영에 대한 이해와 전략도 뛰어나다. 이런 맥락에서 마힌드라가 쌍용차 인수를 최종 결정한다면 다음에 주력하기를 희망한다.
첫째, 고객가치 중심의 글로벌 생산 분업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인도에 부족한 자동차 라인업을 한국에서 가져다 채워 넣는 방식이 아니라 고객이 기대하는 가치를 가장 효과적으로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생산 분업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인도에서 생산된 차와 한국에서 생산된 차에 대해 고객들이 갖는 기대 수준은 분명 다르며 이런 경향은 고급 차량 고객일수록 더욱 분명하다.
둘째, 단기 이익에 급급하지 말아야 한다. 일부에서는 마힌드라가 미국 자동차 시장 진출을 위해 쌍용차가 보유한 엔진 기술을 탐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고부가가치 기술은 하루아침에 만들어내기 어렵다. 황금알 낳는 거위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은 성급하게 배 속의 알을 꺼내는 것보다 그 거위가 알을 많이 낳을 수 있도록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 아닐까.
글로벌 기업으로 태어날 기회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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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문제의 열쇠는 마힌드라가 쥐고 있다. 인수 결정 이후 경영 과정에서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가에 따라 평가는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훌륭하게 성공시켜 한국과 인도 간 생산 협력 네트워크의 바람직한 선례로 남기를 희망한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