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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택시운전중 DMB시청 못막는다”

입력 | 2010-08-16 03:00:00

“서울시 단속은 위법” 판결… 승객안전 위협 우려




택시 운전사가 운전 중에 TV나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시청하는 것을 단속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판사 이대경)는 15일 개인택시 운전사 김모 씨가 “주행 중 DMB 시청을 단속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서울 중랑구청장을 상대로 낸 과징금부과처분취소 청구 소송에서 1심과 같이 김 씨에게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서울시장은 특별법 우선 원칙에 따라 운수사업법이 정한 사업시정명령을 할 권한을 이미 상실했다”며 “권한이 없는 자가 부과한 과징금은 무효”라고 밝혔다. 이어 “구청 측은 운전 중 TV, DMB 시청행위 등은 특별조치법이 행정규제 완화 대상으로 정한 ‘기업활동’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운전은 기업활동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1961년 12월 제정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은 시도지사가 안전한 운송과 서비스 향상을 위해 운수업자에게 개선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 법을 근거로 2008년 3월 택시 운전사가 주행 중 TV나 DMB를 시청하는 것을 금지하는 사업개선 명령을 공고했고 구청들은 이를 근거로 단속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법원은 1993년 6월 제정된 ‘기업활동 규제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시도지사가 운수사업법에 의한 사업개선명령을 행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을 들어 서울시가 TV, DMB 시청 금지조치를 내린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택시 운전사가 운전 중 DMB를 시청해 승객의 안전이 위협을 받더라도 단속할 근거가 사라지게 돼 대체입법이 시급해졌다. 김 씨는 2008년 9월 운전을 하면서 DMB를 시청하다 단속에 적발돼 과징금 60만 원을 부과받자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