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대구FC-포항 스틸러스의 K리그 17라운드가 벌어진 15일 대구 시민운동장.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후반 시작과 함께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면서 그라운드가 흠뻑 젖었다. 군데군데 깊은 물웅덩이가 생겼다.
급기야 후반 23분, 경기가 잠시 중단되고 심판진과 경기감독관이 한데 모였다. 양 팀 감독에게도 의사를 물었다.
포항 박창현 감독대행은 “비가 멎고 그라운드 물이 좀 빠질 때까지만 잠시 경기를 중단하자”고 건의했다. 대구 이영진 감독은 “잠시 경기를 멈출 수는 있어도 절대 연기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논의 끝에 경기는 다시 재개됐다. 축구가 아니라 한 편의 코미디를 보는 듯 했다. 선수들은 뒤뚱뒤뚱 넘어지기 일쑤였고 이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와∼’하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처럼 악천후에 대비해 경기장 배수시설에 관한 규정은 따로 없을까.
대구|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