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라는 긴 터널을 빠져나와 회복세를 보였던 세계경제가 여기에서 브레이크가 걸리는 걸까.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미국과 최대 생산기지인 중국에서 잇따라 터져 나온 악재로 세계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주요 2개국(G2·미국과 중국)에서 시작되는 경기 회복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그것이다. 세계 주요 증시는 경기둔화를 넘어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일부 전망에 동반 하락했고, 악재에 화들짝 놀란 투자금은 달러와 금 등 안전자산으로 다시 쏠리고 있다. 한국에서도 하반기 경기 회복세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미국 경제의 둔화 가능성을 경고하는 신호음은 한두 개가 아니다. 전미독립기업협회가 발표한 7월 중소기업 경기낙관지수는 6월보다 하락하면서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골드만삭스는 연말 S&P500 지수 전망치를 1,250에서 1,200으로 끌어내렸고, 지수를 구성하는 기업의 내년 순익전망치도 주당 93달러에서 89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일자리도 6월 22만1000개가 감소한 데 이어 7월에도 13만1000개가 줄었다. 블룸버그가 경제학자 67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말부터 이달 9일까지 실시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경제성장률은 하반기에 평균 2.25% 상승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돼 한 달 전 설문결과(2.8%)보다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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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러화-엔화 초강세
G2에서 누적된 악재에 세계 증시는 동반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1일(현지 시간) 정책금리를 동결하면서 경기회복세가 둔화되고 있음을 인정하자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무려 265.42포인트(2.49%)나 떨어졌다.
12일 개장한 아시아 증시도 세계경제의 더블딥 우려에 내림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0.86%),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23%) 등이 하락세에 동참했다. 국내 증시도 크게 출렁거렸다. 코스피는 36.44포인트 떨어진 1,712.75로 마감해 아시아 주요 증시 가운데 하락 폭(―2.07%)이 가장 컸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은 “미국 경기가 정부의 부양책으로 회복됐으나 민간 부문은 여전히 힘에 부친다는 점이 확인된 데다 중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나쁘게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고 설명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화와 엔화는 초강세를 보였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70원 오른 1,186.20원에 거래를 마치며 사흘째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환율은 뉴욕 증시 급락과 역외환율 급등 흐름을 반영해 전날보다 13.50원 급등한 1,196.00원으로 출발해 1,200.00원까지 고점을 높이기도 했다.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은 전날 영국 런던 외환시장에서 84.72엔까지 하락해 엔화 가치가 1995년 이후 1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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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총재의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한국도 글로벌 경제침체의 영향으로 경기 회복세가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1일 보고서를 통해 “1990년대 중반 이후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한 지 평균 11개월 뒤 실제 경기가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경기선행지수가 2009년 12월 이후 6개월 연속 하락했기 때문에 11월경 경기 하강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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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