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공연은 세계 최대 규모의 집단체조 및 예술 공연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하지만 북한의 체제 선전과 외화벌이가 목적인 아리랑은 공연에 참가하는 어린 학생들에 대한 온갖 인권유린으로 악명이 높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한 학생이 공연 연습 도중에 맹장이 파열됐지만 응급조치를 받지 못해 숨진 일도 있다. 북한 당국은 사후에 학생에게 ‘김일성 청년영예상’을 주었다.
▷집단체조 동작을 반복하다가 근육과 인대가 파열되고 골절을 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먹는 것이 부실해 영양실조와 빈혈에 걸리는 학생도 많다. 화장실에 가지 못하도록 물을 거의 주지 않고 소변을 참도록 강요해 학생들이 배뇨장애와 방광염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훈련 중에 동작이 조금이라도 틀리면 지도원에게 가차 없이 구타와 몽둥이찜질을 당한다. 6개월에서 1년 동안 공연 준비를 하느라 수업을 방학 때 몰아서 받거나 졸업을 연기하는 경우도 있다. 북한은 2일 올해 첫 아리랑 공연에 북-중 우호를 강조하기 위해 ‘우의(友誼) 아리랑’이라는 공연을 추가했다.
이정훈 논설위원 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