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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4대강 공사중 발견 단양쑥부쟁이, 옮겨 심은 여주 ‘강천섬’ 가보니…

입력 | 2010-08-05 03:00:00

이식생존율 97%… 30㎝이상 ‘쑥’
환경단체 “조건다른 가짜 서식지”




 강천섬에는 단양쑥부쟁이 대체서식지가 2곳 있다. 사진은 한강6공구 내 삼합지구에서 옮겨진 단양쑥부쟁이 2만2000포기가 이식된 A지역이 다. B지역에는 굴암지구에서 자라던 1만6000포기가 이식됐다. 두 곳의 단양쑥부쟁이의 상태는 대체로 양호했다. 김윤종 기자

지난달 28일 박재완 전 대통령국정기획수석비서관이 단양쑥부쟁이를 불법 반입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자 “야생초 때문에 고발까지 당하느냐”며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다. 단양쑥부쟁이는 국화과에 속하는 두해살이풀로 멸종위기종 2급식물이다. 환경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반출입을 할 수 있다. 이를 어기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는다. 이 식물은 4대강 살리기 사업 한강6공구(경기 여주군) 공사 도중 서식지가 발견돼 4대강 개발과 환경보호 논란을 대변하는 ‘상징물’이 됐다. 동아일보 기자가 지난달 28일 단양쑥부쟁이 대체서식지가 있는 경기 여주군 강천면 굴암리 강천섬을 찾았다.

○ 대체서식지에 가보니

섬 위쪽에 위치한 큰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자 넓이가 1750m²(약 529평) 크기의 인공서식지에 단양쑥부쟁이 2만2000여 포기가 심어져 있었다. 대체서식지는 개인농장에서 잔디를 재배하던 곳 위에 자갈, 모래를 약 30cm 높이로 쌓아 올려 평평하게 만든 것. 한 뼘 정도 간격으로 단양쑥부쟁이가 심어져 있었다. 간혹 검게 말라버린 단양쑥부쟁이도 보였다. 하지만 대부분 줄기가 30cm 이상 자란 것이 많았다. 잎사귀도 무성했다.

단양쑥부쟁이는 올 4월 이곳으로 이식됐다. 4대강 공사가 진행 중인 삼합, 굴암지구에서 단양쑥부쟁이 150만 포기가 발견되자 환경운동단체들은 “서식지가 파괴될 경우 종 자체가 멸종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정부는 공사로 훼손될 수밖에 없는 단양쑥부쟁이 총 3만8000여 포기를 입지조건이 유사하다는 강천섬으로 옮겨 심었다.

단양쑥부쟁이는 이식 초기 시들시들한 모습을 보여 이식에 실패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날 기자가 본 단양쑥부쟁이의 발육상태는 양호했다. 한강유역환경청 윤명현 환경관리국장은 “이식 초기에는 스트레스로 활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지만 2, 3개월 계속 빛을 받자 잘 자라고 있다”며 “이식 생존율은 97%”라고 설명했다.

○ 자연상태에서 생존하는 것이 중요


여주환경운동연합 이항진 집행위원은 “수목원처럼 사람이 돌보기 때문에 단양쑥부쟁이의 발육상태가 지나치게 좋다”며 “자연 상태에서 정착 후 다음 세대까지 살아갈 수 있어야 진짜 대체자생지”라고 주장했다. 단양쑥부쟁이가 자갈, 모래밭 등 척박한 땅에 처음 정착하는 ‘개척종’이다 보니 초기 생명력이 강하지만 이후 다른 식물과 경쟁이 시작되면 도태되기 쉽다는 것. 4대강살리기 추진본부 차윤정 환경부본부장은 “계속 관리를 해야 할지, 그냥 자연 상태로 둬야 할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여주=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