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이 바르셀로나와 경기 후 가진 시상식에서 우수선수상을 수상하고 있다.
‘라이언 킹’이 제대로 포효했다.
K리그 올스타팀의 선발 공격수로 나선 이동국(31·전북)은 세계 최고란 타이틀을 지닌 FC바르셀로나 골문에 멋진 헤딩 골을 성공시켜 3만여 관중들을 열광케 했다.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K리그 올스타팀과 바르셀로나의 친선 경기.
전반을 소화한 이동국이었지만 최강으로 통하던 바르셀로나 골문에 꽂아 넣은 한 방은 많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한 채 쓸쓸히 마무리한 2010남아공월드컵에서의 ‘한’을 풀기에 충분했다.
사실 MOM(맨 오브 더 매치) 수상 여부를 떠나 올스타전과 유독 깊은 인연을 지닌 이동국이었기에 이번 활약은 크게 놀랍지는 않았다.
작년까지 이동국은 모두 9차례나 K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해 3차례(1998, 2001, 2003)나 대회 최우수선수(MVP)를 받은 이력이 있다. 이동국은 비록 MOM은 메시에 내줬으나 우수선수상을 받았다. 상금은 300만원.
대회를 앞두고 지난 달 31일 홈에서 치러진 부산과 K리그 15라운드 경기에서 퇴장당하는 아픔을 겪긴 했어도 바르셀로나전에 임하는 이동국의 각오는 다부졌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승리’ ‘선전’을 향하고 있었다. 콧대가 높은 바르셀로나의 횡포로 인해 K리그 팬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상황이라 의미는 각별했다.
“K리그의 자존심을 꼭 지키고 싶다. 바르셀로나가 우리와 경기를 하면서 ‘아, 한국 프로축구가 이렇게 강하구나’란 것을 느끼게 해주겠다.”
경기 전 다짐이었다.
이동국이 그라운드를 밟은 전반까지 2-3으로 거의 대등하게 맞서던 올스타팀은 후반 들어 3골을 연이어 내주고 무릎을 꿇었다. 아이러니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동국의 활약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다.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