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 여직원에게 누드사진 촬영을 강요한 이강수 고창군수와 박현규 전 군의회 의장의 성희롱 진상이 상세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 군수는 올해 초 여직원을 군의회 의장실로 불러 사진작가인 박 당시 의장의 누드사진 촬영에 협조하라며 “네가 (누드사진) 찍는다고 했으면 엑스트라로 구경하러 갔을 텐데” “라인이 예쁘다. 엉덩이가 볼록하니 사진 찍으면 잘 나오겠다”라고 했다.
이 군수는 박 전 의장과 함께 누드사진 제의를 한 것은 맞지만 성희롱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자식보다 어린 여직원에게 성적 수치심과 심적 고통을 떠안기고도 잘못을 느끼지 못하는 공직자의 성(性)의식을 접하면서 참담한 심정이다. 여직원들에게 농담을 할 때 자기 딸이나 며느리에게 해도 괜찮은 말인지 한번 돌아보는 것도 성희롱을 막는 지혜다. 박 전 의장은 돈만 주면 프로 모델을 구할 수 있을 텐데 자신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여직원에게 그런 제의를 해야만 했는지 저의가 의심스럽다.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 교장이 교사들에게 막말을 하고 여교사를 성희롱한 것도 지도층 인사들의 왜곡된 성인식과 권위주의적 교단 분위기의 단면을 드러냈다. 이 교장은 여교사들에게 “처녀성을 잃으면 예뻐진다” “처녀 맞아? 임신한 것 아니야” 같은 성희롱 발언을 100여 차례나 했다. 여교사들은 학급 배정 등 인사권한을 가진 교장에게 곧바로 항의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런 무치(無恥) 교장이 학교에 발 불이지 못하도록 강력한 징계가 있어야 한다.
이번 파문을 계기로 여성가족부가 내달 국회의원을 상대로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국회 보좌관과 직원들은 법에 따라 벌써 이 교육을 받았는데 정작 국회의원들에게는 감히 교육을 못 시킨 모양이다. 일련의 사건을 보면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이야말로 가장 ‘교육’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교장 연수에도 성희롱 예방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