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정치, 민심과 通하고 있나“정말 못들어줄 민원 있지만 거절땐 야박하다 뒷말 각오해야”■ 한나라 윤상현 의원
일요일(18일). 한나라당 초선 윤상현 의원(인천 남을)은 오전 4시에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숙취가 남아있었지만 일어나야 한다.
오전 5시. 동네 산에 오르면서 주민들과 악수한다. 함께 배드민턴을 치면서 ‘스킨십’을 늘리기도 한다. 전용 배드민턴장 건설 얘기는 이날도 화제에서 빠지지 않았다.
빼곡한 지역구 일정 한나라당 윤상현 의원의 7월 11∼17일 주간일정표. 30분 단위로 각종 지역구 활동 계획이 빼곡히 적혀 있다. 추가 기입한 흔적도 보인다. 이 표는 지역구 일정만 적은 것으로 국회 일정과 비공식 일정은 따로 정리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오전 11시 예배시간에 맞춰 교회로 이동했다. 다니던 교회가 따로 있지만 요즘엔 큰 교회 몇 곳을 번갈아 간다. 윤 의원은 지역 내 교회 목사 이름을 모두 외우며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예배가 끝나기 전 교회에서 나와 한 노인정 월례회의에 참석했다. 지역 내 50여 개의 노인정 월례회의는 다 챙긴다. “김치냉장고를 놔 달라” “에어컨을 설치해 달라”는 등의 부탁을 받으면 구청에 얘기해서 성사되도록 해야 한다.
곧바로 차를 돌려 한 직능단체 모임이 열리는 음식점으로 향했다. 이런 모임에는 빠질 수 없다. 어디는 가고 어디는 안 가면 “차별한다”고 한다. 평소라면 식사도 같이하고 술도 나눴겠지만 이날은 점심 약속이 있어 자리를 빠져 나왔다. 오후에는 지역민원 관련 회의가 열렸다. ‘법원 출입구가 대중교통 환승장 반대편에 있어 불편하다’는 불만이 계속 제기되고 있지만 출입구 앞 상권도 무시할 수 없어 고민하고 있다. 지역 내 재래시장 활성화 사업이 구청과 시공사의 마찰로 지연되는 문제도 윤 의원이 나서서 처리해야 할 문제다. ‘전신주 지중화(地中化)’ 사업에 국비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회의도 이어졌다.
주말이라 지역구에서 시간을 보냈지만 국회가 열릴 때는 여의도와 지역구를 몇 번씩 오간다. “지역구 의원에게 가장 중요한 건 체력입니다. 주량도 세야 합니다.”
“주민들 가운데는 외교·안보 관련 활동보다 지역 민원 해결을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민원이 해결되어도 제가 역할을 했다는 건 잘 모르긴 하지만…. 그래도 지역에 머무는 시간을 늘릴 수밖에 없습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