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시장과 같은 민주당 소속인 이훈국 전임 서구청장은 ‘서구발전협의회’ 자문위원장 자격으로 송 시장을 비판했다. 그는 단상에 올라 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 신축 계획 과정을 소상히 설명한 뒤 “험난한 싸움을 거쳐 주경기장 건립을 이끌어냈는데 전후 사정을 모르고 손바닥 뒤집듯 계획을 바꾸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 국회의원인 한나라당 이학재 의원(인천 서-강화갑)은 주경기장 건설 백지화 방침에 항의하며 이날 오후부터 시청 앞 광장에서 천막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송 시장은 시장 취임 직전인 지난달 말 쿠웨이트를 전격 방문해 주경기장을 신축하지 않고 기존 월드컵축구장인 문학경기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장과 협의했다. 인천시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한 긴급처방의 일환으로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지역갈등의 ‘뇌관’을 건드린 셈이다. 이로 인해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벌어진 정치권의 갈등양상이 인천에서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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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지역 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시청 조직 내부의 파열음도 끊이지 않아 송 시장이 강조하는 ‘소통’이 현장에서 구현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거캠프의 핵심 인사들을 정무부시장과 비서실장 등 요직에 배치하고, 개방직에도 측근을 기용하려 하는 등 그의 인선 스타일에도 말들이 많다.
특히 전임 시장이 임명했다고 해서 일부 간부급 공무원들과 공사·공단 임직원들에게 사퇴를 강요하는 듯한 인상을 풍기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송 시장은 인천을 ‘경제 수도’로 도약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러려면 내부 결속부터 다지고 중앙정부 지원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시급하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