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주 이슬촌마을의 기적산골 농촌서 체험마을로작년 주민의 130배 방문
“대나무 물총 만들기 신나요” 전남 나주시 노안면 이슬촌 농촌체험마을을 찾은 어린이들이 마을 안 정자에 둘러앉아 대나무 물총을 만들고 있다. 나주=박영철 기자
이슬촌은 전체 주민의 80%가 60∼80대 노인이다. 68가구 150여 명이 벼농사를 짓거나 밭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풍경은 여느 농촌과 다를 바 없지만 마을에는 1년 내내 관광버스와 차량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이슬촌 방문객은 1만8000여 명. 주민의 130배가 넘는 사람들이 찾은 셈.
고령화가 심각했던 마을이 농촌체험에 눈을 뜬 것은 6년 전이었다. 이슬촌은 예부터 깻잎으로 유명했다. 부녀회는 1993년부터 깻잎 절임 사업으로 재미를 봤다. 하지만 2000년부터 값싼 중국산이 밀려들자 다른 수입원을 찾아야 했다. 고민 끝에 녹색농촌 체험마을을 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나이 많은 어른들이 반대했다. 조용한 마을을 어수선하게 만든다는 게 이유였다. 김성님 이슬촌운영위원장(62·여)은 “깻잎 사업 노하우가 있으니 믿고 맡겨 달라고 설득했더니 마음을 돌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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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열리는 축제는 대박을 터뜨렸다. 이때만 8000명이 넘는 관광객이 마을을 찾고 주민이 재배한 농산물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김종관 이장(48)은 “지난해 축제기간에 판매된 농산물이 3000만 원이 넘는다”며 “주위에선 크리스마스 축제를 농한기 적막하기만 한 한국 농촌의 풍경을 바꾼 ‘작은 기적’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나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