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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출신 홍삼전문가 ‘귀하신 몸’

입력 | 2010-07-20 03:00:00

2, 3위권 업체 영입 경쟁… KT&G“일부 퇴직 연구원들 이동”




건강기능식품인 홍삼 시장에서 2, 3위권 업체들의 KT&G 출신 퇴직 연구원 영입이 잇따르고 있다. KT&G 출신 퇴직 연구원 영입에 신호탄을 쏜 곳은 2006년부터 홍삼 브랜드 ‘천지인’을 생산하고 있는 동원F&B. 이 업체는 2월 KT&G 중앙연구원 인삼연구소 소장을 지낸 양재원 씨를 고문으로 영입했다. 양 씨는 KT&G에서 30년 넘게 관련 연구에 종사한 인삼 연구개발 분야의 전문가다. 5월에는 홍삼 제조업체 ‘천지양’이 KT&G 인삼연구소 인삼연구팀장을 지냈던 박종대 씨를 자사 홍삼연구소 소장으로 영입했다. 박 씨 역시 30년 가까이 홍삼의 항암 효과 등을 연구해 온 홍삼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KT&G 인삼연구소 출신 퇴직 연구원이 잇달아 2, 3위권 홍삼 제조업체에 자리를 잡는 것은 홍삼 시장의 특성 때문이다. 인삼의 국가전매제가 폐지된 1996년 이후 시장에 뛰어든 후발업체에 비해 KT&G는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 시절부터 연구 및 제조 노하우를 독보적으로 축적해 왔던 것. 국내 홍삼 시장은 ‘정관장’ 브랜드를 생산하는 KT&G 계열의 ㈜한국인삼공사가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한 가운데 ‘한삼인’ 브랜드를 생산하는 농협 계열의 ㈜NH한삼인 등 다수의 2, 3위권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KT&G 출신 연구원을 영입한 한 업체 관계자는 “홍삼은 숙성 기간, 사용하는 촉매 등 업체별로 제조공법이 모두 달라서 타사의 제조 노하우를 알면 큰 도움이 된다”며 “새로 연구한 제품의 효능을 학계에 입증하거나 제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데에도 이들의 영입 사실이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홍삼 시장의 성장과 함께 후발업체들이 연구 부문 투자를 늘리면서 퇴직 후 후발업체에 둥지를 트는 것에 대한 KT&G 연구원들의 인식이 과거보다 긍정적으로 바뀐 영향도 있다.

경쟁업체의 이런 움직임에 KT&G 쪽은 아직까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한국인삼공사 관계자는 “홍삼 제조업체들이 난립하면서 자체 연구소조차 없는 곳이 허다하다”며 “후발 업체의 이런 사정과 퇴직 연구원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