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교원평가제를 다룬 기사에서 ‘제물포’ 교사 사례를 언급한 적이 있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실시된 공개수업이 허술한 수업준비로 참관한 학부모들의 비난을 샀다는 내용이었다. 이 기사를 본 몇몇 교사가 기자에게 e메일을 보내왔다. “소수의 사례만으로 전체 교사를 싸잡아 비난했다”고 항의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학생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거나 실력이 부족한 교사들은 극소수라는 점, 대부분의 교사들은 열정으로 교단에 서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 추호도 의심해 본 적이 없다. 다만 교사들이 서로 감싸주기에 급급해 자정하려는 노력을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은지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사들의 제 식구 챙기기 행태는 오장풍 교사 사건에서도 일부 드러났다. 피해 학생의 학부모들은 6개월간 오 교사의 폭행이 계속되자 한 달 전부터 교장에게 항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교장은 오히려 “자꾸 문제 제기하면 아이들에게 꼬리표가 붙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은근히 협박했다. 참다못한 학부모들이 나서기까지 누구보다 오장풍 교사의 폭력을 잘 알고 있었을 동료 교사들은 입을 다물고만 있었다. 나중에 피해 학생 학부모가 오장풍 교사의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하지만 이는 학교가 학부모에겐 얼마나 갑(甲)의 위치인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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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기 사회부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