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하정웅씨, 광주시에 네 번째
그는 1993년 고 오승윤 화백의 부탁과 광주시립미술관 개관 소식을 듣고 이우환 씨 등 재일작가 6명의 작품 212점을 기증한 후 이번까지 모두 2222점의 소장 미술품을 광주시에 기증했다.
그는 광주에서 ‘메세나(예술 문화에 대한 보호 지원활동)의 표상’으로 통한다.
광주시는 하 씨의 대규모 기부에 화답하는 뜻으로 2000년 ‘광주시민상’을 주고 2001년 명예시립미술관장으로 추대했다.
시립미술관은 2001년 ‘하정웅 청년작가 초대전’을 창설해 전국 규모의 초대전으로 키웠다. 광주시는 14일 오후 시립미술관에서 하정웅 제4차 기증식과 초대전 1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하 관장은 “이번 작품 기증은 작가 한 분 한 분이 스스로 기증하고 싶다는 뜻을 모아 광주시에 기증하게 된 것인 만큼 매우 의미가 크다”며 “광주 시민들이 그분들의 숭고한 뜻을 널리 헤아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내년엔 대입… 사회복지 공부 계속”▼
경찰 공무원이었던 남편과의 사이에 5남 1녀를 둔 백 할머니는 자녀 양육과 가사에 전념하느라 공부하고 싶은 꿈을 이루지 못하다 2007년 독학으로 중학교 졸업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당시 최고령으로 합격한 할머니는 건강을 염려한 주위의 만류도 뿌리치고 같은 해 ‘2년 6학기제’인 광주대신고에 진학해 전 학년 개근으로 졸업했다.
독실한 불교 신자인 할머니는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정성을 다해 가르쳐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서로 격려하며 고락을 함께한 급우들에게도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배우는 고통은 잠깐이지만 못 배운 고통은 평생을 간다”며 “내년부터 대학에서 사회복지 분야를 공부해 남은 생을 남들에게 베풀면서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백 할머니는 자식농사도 잘 지었다. 5남 1녀 모두 명문대를 졸업해 대기업 임원, 공무원, 교육자로 일하고 있다. 손자 손녀도 12명이나 되는 다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