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도 가상공간서 미리 쏘아 볼 수 있다우주로켓 시뮬레이션 정평“발사 실패원인도 계산 가능”…美서 개발중인 ‘블루워터스’세계 1~6위 슈퍼컴 합친 용량태풍 발생 원인 손쉽게 분석
슈퍼컴이 쏘아올린 우주로켓 슈퍼컴퓨터로 구현된 로켓 발사 장면의 시뮬레이션. 로켓이 발사돼 날아가면서 고온의 배기가스와 공기가 소용돌이를 만들며 흩어지는 모습이 보인다. 소용돌이 모양은 로켓의 비행속도와 경로, 고도, 추진기관의 모양 등에 따라 달라진다. 사진 제공 일리노이록스타
○ 복잡계 연구 슈퍼컴퓨터로 개척
‘나비효과’로 잘 알려진 ‘복잡계’를 실제로 분석하기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슈퍼컴퓨터의 힘을 이용한 복잡계 연구가 활발하다. 복잡계란 자연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구성요소를 분석해 특정한 사건과 현상을 유추하는 학문이다. 폭탄 테러의 피해 정도, 태풍의 진로 예측 등 많은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 과거에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할 능력이 있는 컴퓨터가 없어서 제대로 연구하지 못했다. 최근 슈퍼컴퓨터 성능이 향상되면서 복잡계 연구가 한결 쉬워졌다.
이 슈퍼컴퓨터는 순간 최대 연산능력이 10페타플롭스(PetaFlops·1페타플롭스는 초당 1000조 번 연산)에 달한다. 2010년 6월 발표된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에서 1∼6위를 차지한 컴퓨터를 모두 합친 것보다 뛰어나다. IBM에서 새롭게 개발한 신형 중앙처리장치(CPU) ‘파워7’을 2만5000개 이상이나 사용한다. NCSA 존 타운스 기반시설책임자는 “CPU 1개에는 연산장치(코어)가 8개나 들어 있어 블루워터스는 모두 20만 개가 넘는 연산장치를 갖게 된다”며 “연산장치 각각의 성능도 과거보다 2배나 향상됐으나 크기는 오히려 작아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세계 최고의 슈퍼컴퓨터보다 4, 5배나 빠르게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딕 사장과 같은 이공계 복잡계 연구자들에겐 최고의 컴퓨터다.
블루워터스에 눈독을 들이는 연구팀은 또 있다. NCSA는 자체 연구팀을 두고 슈퍼컴퓨터로 태풍을 재현해 보는 연구를 하고 있다. 바람, 수증기, 일조량 등 수많은 변수를 몇 km 단위로 나눠 분석해 태풍의 생성 과정을 3차원(3D) 영상으로 만드는 연구다. 이 영상을 보면 지구, 대기 과학자들이 태풍의 발생 원인을 손쉽게 분석해 낼 수 있다.
○ 작년 슈퍼컴 4호기 국내 도입… 본격 연구 시작
슈퍼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한 로켓 점화 장면. 연료로 가득 찬 로켓모터 안으로 산화제가 섞여 들어가고 있다. 산화제와 만난 연료는 연소반응을 일으키면서 고속으로 분출돼 로켓이 추진력을 얻는다.사진 제공 일리노이록스타
‘국가슈퍼컴퓨팅 육성법’을 발의한 정두언 국회의원(한나라당)은 “슈퍼컴퓨터 성능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야 국가과학기술 역량도 높아진다”며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