階는 ‘사다리 梯(제)’와 같은데, ‘사다리를 걸친다’는 뜻의 동사로 사용했다. ‘사다리로 오를 수 없다’는 말에 대해 주자는, 大人은 억지로 해서 될 수 있지만 성인의 경지로 化하는 것은 억지로 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맹자’ ‘盡心(진심)·下’에서 ‘충실하면서 빛남이 있음을 일러 大人이라 하고, 大人이면서 저절로 化하는 것을 聖人이라 한다’고 했고, 張載(장재)가 ‘大人은 힘써서 될 수 있으나 化하는 것은 억지로 할 수 없으니 익숙히 함에 달려 있을 뿐이다’라고 풀이했던 것에 근거를 둔다.
연암 박지원은 1765년(영조 41년)에 叢石亭(총석정)에서 해돋이를 보고는 시를 지어 ‘만 길 깊은 바다에서 어느 누가 길어 올렸나, 이제야 믿겠노라 하늘도 오를 계단이 있음을(萬丈海深誰汲引, 始信天有階可陞)’이라 했다. 하늘과 바다의 절대 절연을 부정했다. 하지만 마지막에서는 ‘만인이 어제처럼 모두 바라보나니, 어느 뉘 두 손으로 받들어 단번에 올려놓았는가(萬物咸覩如昨日, 有誰雙擎一躍騰)’라 하여, 해가 하늘로 불쑥 솟아오르는 것은 돌연한 창조임을 말했다. 두 비유는 절대가치를 추구하는 인간 삶의 모습을 절묘하게 상징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