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생전에 프랑스 최고의 화이트 와인 5종을 선정했다. 그 영광의 와인들은 보르도의 샤토 디켐, 부르고뉴의 몽라셰(샤르도네 100%), 론의 샤토 그리예(비오니에 100%), 루아르의 클로 드 쿨레 드 세랑(슈냉 블랑 100%), 쥐라의 샤토 샬롱(사바냉 100%)이다. 알자스의 리슬링이 누락된 것이 다소 아쉽지만 필자도 그의 선택에 대체로 동의한다.
이들 와인은 각 지역을 대표하는 품종과 이 중 최고 와인이 무엇인지를 말해 준다. 이들은 화이트 와인임에도 장기 숙성이 가능해 대단한 내공을 품은 와인임을 알 수 있다. 스위트 와인인 디켐과 샤토 샬롱은 50년 이상 저장이 가능하고 쿨레 드 세랑은 마시기 하루 전부터 마개를 열어 두기를 권장할 정도로 탄탄한 보디감을 자랑한다. 콩드리외, 샤토 그리예는 모두 북부 론에서 비오니에 100%로 만든 와인이지만 전자는 최근 빈티지가 가장 맛있다고 하는 반면 후자는 10년 넘어 마실 것을 권하는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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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토 그리예, 샤토 샬롱은 보르도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샤토’라는 개념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 두 종류 모두 당당히 원산지 통제 호칭이자 최고의 비오니에, 최고의 뱅 존(옐로 와인)을 가리키는 명칭이다.
희귀성과 높은 가격 때문에 이들 와인을 맛보기란 쉽지 않다. 이럴 때는 대중적인 원산지 와인을 찾으면 된다.
몽라셰의 경우 같은 코트드본 지역의 화이트 와인인 뫼르소가 좋고 쿨레 드 세랑은 사브니에르산 와인, 샤토 샬롱은 코트드쥐라산 뱅 존, 샤토 디켐을 대신할 와인은 소테른에서 찾아보는 것이다.
김혜주 와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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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향을 자랑하는 비오니에의 진수를 말해주는 와인이다. 19세기 초부터 지금까지 샤토 그리예는 네레 가셰 가문만이 소유 및 운영해 왔다. 1830년에 디자인된 라벨 문양도 여태껏 변함이 없다. 이 와인을 구하기 어렵다면 조르주 베르네가 만든 콩드리외를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다. 베르네 씨의 수고 덕분에 사라져 버릴 뻔했던 콩드리외는 살아났고 현재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