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스마트펜, 강사는 태블릿 PC
《“스마트펜으로 수업하니까 공부가 정말 재미있고 신나요! 매일 스마트펜으로 공부하면 좋겠어요.”
칠판이 필요 없는 교실, 첨단 정보기술(IT) 시스템을 활용한 일대일 맞춤 교육, 학생과 교사, 학생과 학생 간에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는 교실. 미래 교실의 수업 모습이 실현되고 있다.
이 교실에선 교사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지 않고 학생과 교사가 쌍방향으로 소통한다.
학생들은 전자칠판을 통해 시청각 정보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습득한다.
보통 펜과 다를 것 없는 전자펜으로 노트에 글씨를 쓰면 화면에 쓴 글씨가 그대로 보인다.
수업에 재미를 더한다. 교사는 모니터를 통해 각 학생의 필기 내용과 문제풀이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미래형 수업이 이뤄지는 현장은 어떤 모습일까.》
멀티미디어 학습시스템 ‘심포니’
서울 동작구 타임교육 하이스트 동작학원의 초등부 수학 수업시간. 오늘의 수업목표는 도형의 모양과 면적, 부피를 구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전자칠판에 보이는 문제를 노트와 연필 대신 카메라가 내장된 스마트펜으로 전용 용지에 풀었다. 학생들이 문제를 푸는 과정이 고스란히 강사의 태블릿 PC에 올라왔다.
광고 로드중
수학시간인데 학생들 사이에서 서로의 풀이과정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다양한 풀이과정을 찾는 이 문제에서 네 가지 서로 다른 풀이과정이 도출됐다.
이 수업이 가능했던 이유는 ㈜타임교육의 쌍방향 멀티미디어 학습시스템인 ‘심포니(Symphony)’ 덕분이다. 심포니는 수업 현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 심포니 교실에선 학생이 수업의 주인공!
심포니 수업과 기존 수업 방식의 차이는 무엇일까. 과거 교사가 칠판에 핵심 내용을 적으면 학생들은 그대로 노트에 받아 적었다. 교사는 판서 내용을 하나씩 설명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교사의 설명이 끝나면 몇몇 학생들은 칠판 앞으로 나와 연습문제를 풀었다. 혹은 교과서나 공책에 각자 문제를 풀고 교사가 풀이과정을 설명하면 자신의 답과 맞는지 확인했다. 이런 기존의 수업 방식에는 몇 가지 한계가 있었다. 한 명의 교사가 전체 학생을 수업 시간에 꼼꼼히 관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표로 문제를 푼 학생이 모든 학생의 수준을 대변할 수 없는 것은 물론 학생 개인의 풀이과정이 옳은지, 수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교사 입장에선 모범 답안을 학생에게 전달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광고 로드중
심포니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타임교육 하이스트 동작학원 장기용 원장은 “심포니를 도입한 뒤 자신의 풀이과정을 발표하려는 학생들이 크게 늘었고 수업도 몰라보게 활기차졌다”면서 “강사의 일방적인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들 사이에 토론의 장이 펼쳐지기 때문에 친구들이 때론 좋은 선생님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심포니를 활용한 수업은 수업 시간에 바로 내용을 얼마나 이해했는지, 결과를 어떻게 도출했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수업에 대한 흥미와 집중도가 높아진다.
특히 서울의 경우 초등 3학년부터 고3까지 중간·기말고사 등 내신시험에서 서술형 문항의 반영비율이 올해 30%를 시작으로 2011년 40%, 2012년 50%까지 의무적으로 확대된다. 서울시교육청은 그동안 단답형이나 완성형의 주관식 등을 포함한 일명 ‘서답형’ 서술형 평가를 50%씩 반영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서답형과 서술형을 확실히 구분하고 단답형 위주의 문제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서술·논술형 문항을 출제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광고 로드중
실제로 타임교육은 지난 6개월간 하이스트 학원의 200여 개 교실에 심포니 방식을 도입해 시범수업을 실시했다. 타임교육 관계자는 “수업에 참여했던 대부분의 학생이 수업 집중도와 참여도가 높아졌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실시간 일대일 첨삭이 가능해지고 수업 참여도가 높아지자 학부모의 호응도 높다. 학부모 이미향 씨(38·서울 서초구)는 “아이가 학원 수업시간에 쓰는 풀이과정을 강사가 실시간으로 보기 때문에 아이가 수업을 얼마나 이해하는지 강사가 잘 알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학원에서도 아이가 개인 과외를 받는 것처럼 일대일 첨삭지도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이길호 타임교육 대표는 “기존의 수업 방식이 칠판, 연필, 공책으로 구성된 강사 중심이었다면 심포니 수업은 강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의 벽을 허물고 풀이과정을 중시하는 수업 방식”이라면서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단원이 조화를 이루면서 아름다운 연주를 이루는 것처럼 심포니도 수업 구성원이 소통하는 가운데 성과를 만드는 새로운 수업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