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치권 양여를 인정한다는 왕의 명을 적은 칙유(勅諭). 순종 황제의 서명이 누락됐다.사진 제공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경기 용인시 새에덴교회의 소강석 담임목사(48)는 23일 시종 감격스러운 표정이었다. 새에덴교회가 초청한 미국인 6·25전쟁 참전자와 그 가족들이 이날 국립서울현충원과 전쟁기념관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새에덴교회는 2007년부터 6·25 참전용사를 초청해왔다. 올해는 참전자 50명을 포함해 88명을 초청했다. 비용은 교회가 전액 부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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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있지만 6·25 때 아무 연고도 없는 한국 땅에서 피를 흘린 미국인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소 목사는 그 자리에서 참전자에게 “당신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한국에 초대하겠다”고 말했다.
2007년 처음 행사를 시작할 때는 “영혼 구원 사역을 소홀히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소 목사는 “대형 교회일수록 역사적 책임을 갖고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주변을 설득했다.
50명의 참전자 대부분은 전쟁 이후 한국을 처음 찾았다. 그들은 “60년 전엔 아무 것도 없던 나라가 이렇게 멋있게 변했느냐”며 놀라워했다.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는 전사자명비에서 전우의 이름을 찾기도 했다. “여기 있네요. 제리. 이 이름을 어떻게 잊을 수 있나요. 늘 함께했는데….” 프랭크 앤서니 씨(77)가 떨리는 손으로 ‘Jerry P LIYNE’이라고 적힌 이름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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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목사는 참전자 초청을 앞으로도 계속할 예정이다.
“이렇게 한국을 방문했던 분들이 나중에는 다 민간외교관이 되더라고요. 예전에 독도 문제가 있을 땐 백악관에 단체로 서한을 보내기도 했어요. 우리가 그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있다는 것 보여줘야 합니다. 그래서 그들이 한국의 자유를 위해 싸웠다는 걸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