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반 지역의 정해권 한인회장은 “남아공에 25년째 살고 있지만 이런 광경은 처음”이라며 “워낙 다양한 종족이 사는 나라여서 애국심이란 개념이 희박한 줄 알았는데 남아공이 하나 되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고 말할 정도다. 남아공 국기에는 ‘통합’을 상징하는 Y자형 녹색 띠가 가로로 그려져 있다. 그만큼 남아공 사회에서 통합은 숙원 과제다. 남아공은 인구의 80%가 흑인이지만 9개 부족으로 나뉘고 백인, 혼혈인, 아시아인 등 각종 인종이 모여 산다. 영어와 아프리칸스어 등 공용어 외에 줄루어 등 부족 언어 9개를 공식 언어로 쓰고 있다. 백인정권 시절 ‘아파르트헤이트’라고 불린 인종차별 정책의 후유증까지 안고 있다. 그런 남아공 국민이 월드컵을 계기로 한마음으로 국기를 들고 일어선 것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남아공 정부는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2.3%에서 내년에는 3.2%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비관적 전망도 만만치 않다. 남아공 경제전문지 아프리칸비즈니스 6월호에 따르면 이번 월드컵으로 당초 40만여 명이 남아공을 찾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실제 관광객은 최대 8만 명에 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남아공의 악명 높은 치안 문제가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이다. 경기장 등 월드컵 관련 인프라의 활용 방안도 고민거리다. 52억 달러(약 6조2000억 원)를 쏟아 부은 이번 월드컵이 남아공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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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버그에서 강혜승 산업부 fin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