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에 출전 중인 북한축구대표팀의 일거수일투족에 전 세계 언론은 물론 현지 주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이고 공산주의의 '마지막 보루' 가운데 하나로 여겨지는 북한을 직접 '경험'할 기회가 많지 않다는 사실이 이들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것.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북한 대표팀은 경기에서는 진지한 모습이지만 경기장을 나서면 미소도 짓고 손도 흔드는 등 활기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호텔 안에서 특별히 준비한 음식만을 먹고, 연습장을 오갈 때도 반드시 그룹으로 움직이는 것은 물론 버스에 타서도 창문 커튼을 치는 등 일반인의 시선을 부담스러워 한다.
특히 음식은 평양에서 함께 온 요리사가 준비하는데, 김밥과 김치에 후식으로는 딸기, 포도, 수박 등이 차려진다. 16일 조별리그 1차전인 브라질과의 대결을 앞두고는 찰떡이 특식으로 나오기도 했다.
연습 중간에는 때때로 휴식시간이 주어지는데 12일에는 이번 월드컵 기간에서 유일한 관광코스로 요하네스버그 동물원을 찾아 악어, 사자, 북금곰 등을 둘러보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요하네스버그 동물원의 레타 마들라라 대변인은 "북한 선수들은 매우 친근감이 있었고 여유로웠다. 아주 훌륭한 사람들이었다"면서 "그들은 `시간이 얼마 없고 북한에는 동물원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고 기억했다.
마들라라 대변인은 "선수들은 모든 사람들과 말을 주고받았고 대부분은 영어를 조금 할 줄 알았다"고 말했다. 북한 선수들은 또 남아공 현지어도 배워서 써먹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또 프리토리아 훈련장에서 운동을 하면서도 때때로 사진 촬영이나 비디오 촬영를 했으며, 체육관측을 위해 운동셔츠에 사인을 해주며 영어와 한글로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체육관 직원인 마이클 알다헤프 씨는 북한 선수들이 수줍어했지만 자신과 악수도 했다면서 "이건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 이런 건 항상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 선수들은 호텔 숙소로 들어가서는 다시 엄격하게 격리된 상태로 돌아간다.
한편 북한 선수들에 대한 이런 '과도한' 관심은 선수 4명의 잠적설을 빚어내기도 했다.
브라질전에서 선수명단에 4명이 부재자로 표시되면서 각국 취재진이 몰려들었지만 훈련장에서 23명을 직접 확인하면서 오보로 드러난 것.
그러나 일부 외신은 실종됐던 선수들이 훈련장에 나타났다는 소식을 타전하며 호들갑을 떨었고 북한은 당초 국제축구연맹(FIFA)을 통해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예고했으나 이를 취소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인터넷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