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성금’ 故 민평기 상사 어머니 ‘천안함 서한’ 항의 방문“자식잃은 부모 심장이 썩는다… 그만 좀 하라”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아들 민평기 상사를 잃은 어머니 윤청자 씨(왼쪽)가 이태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근거 없는 의혹 제기를 중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연합뉴스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아들 민평기 상사를 잃은 어머니 윤청자 씨(왼쪽)가 이태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근거 없는 의혹 제기를 중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연합뉴스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3층 소회의실.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아들 민평기 상사를 잃은 어머니 윤청자 씨(67)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윤 씨는 이날 민 상사의 형인 광기 씨와 함께 참여연대를 항의 방문했다. 이에 앞서 참여연대는 11일 ‘한국 정부의 천안함 조사 결과에 의문이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e메일을 통해 15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에 발송해 파문을 일으켰다.
윤 씨 일행은 이날 새벽 충남 부여군 은산면 금공리 자택에서 출발해 오전 9시 10분경 참여연대에 도착했다. 이들은 오전 9시 20분부터 35분 동안 서한 작성을 주도한 이태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과 면담을 하며 천안함 폭침사건에 관한 근거 없는 의혹 제기를 중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 “이북에서 안 죽였다고 하는 근거가 뭐냐. 그럼 누가 죽였다는 건지 말 좀 해보라”고 호통을 쳤다. 이 처장은 “우리가 왜 장병들에게 누를 끼치고 싶겠느냐”며 난처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윤 씨의 항의가 이어지자 이 처장은 “처음 사건 소식을 들었을 때 북한 소행임을 직감했다”며 “하지만 정부가 자꾸 말을 바꾸고 증거를 조작하고 있다. 감사원 조사결과까지 지켜보니 (누구 소행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윤 씨는 앞에 놓인 책상을 연방 손으로 두들기며 “해외에서도 도와줘서 북한 소행이라고 다 밝힌 건데 모르면 말을 말고 넘어가야지. 국내에서 해결할 문제를 해외에 편지까지 보내면서 이북 편을 드는 거냐”고 격하게 항의했다. 이 처장은 “이북 편을 들려는 게 아니다. 정부가 감추는 게 너무 많다”고 해명했다.
아들 생각에 윤 씨는 눈물을 글썽거리기도 했다. “아들놈이 걱정하지 말라면서 밤낮없이 바다를 지켰다. 그때도 툭 하면 이북에서 넘어온다고 하더라. 왜 오겠나. 도대체 왜 모른다고 발뺌만 하는 거냐.”
윤 씨는 “북한이 한 불바다 발언을 봐라. 내 새끼들 죽이고…. 요즘 젊은이들 전쟁 무서운 줄 모른다. 국회와 감사원에 가서 따져야지 왜 해외에 편지까지 보내면서 훼방을 놓는 거냐. 미치고 팔짝 뛰겠다. 그렇게 한다고 통일될 것 같나. 제발 하지 말라”며 울먹였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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