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언론 “日 위기” 비아냥
실력이 안 되는 걸까, 고도의 전략일까.
일본 축구대표팀이 10일 남아공 조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0위 짐바브웨와의 평가전마저도 졸전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이로써 일본은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5번의 평가전에서 1골을 넣는 데 그치며 1무 4패의 참담한 성적을 남겼다.
이런 일본을 두고 비아냥거림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 붓는 언론이 대부분이지만 전력 노출을 꺼린 고도의 전략일 수 있다는 엇갈린 의견도 나온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 스포니치는 11일 ‘좌충우돌 대표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표팀이 전대미문의 위기에 빠졌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광고 로드중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한술 더 떴다. 가디언은 최근 인터넷판을 통해 오카다 다케시 감독의 4강 목표 발언을 거론하면서 “일본은 수비 중심이고 모험심이 없다”며 “4강은 말도 안 되는 터무니없는 목표”라면서 대놓고 깎아내렸다. 일본에서 발행되는 영자지 저팬타임스도 한국의 16강 진출을 예상한 반면 일본의 16강행은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필리프 트루시에 전 일본 대표팀 감독은 다른 의견을 내놨다. 그는 최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평가전 연패는 전략일 수 있다”고 밝혔다. 트루시에 전 감독은 “평가전은 보완할 점을 찾아 전력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며 “평가전에서 이겨 승리감에 젖어 있는 것보다는 적당한 긴장이 더 낫다”고 일본 대표팀을 두둔했다.
일본의 평가전 졸전이 실력 부족 때문인지 계산된 전략에 따른 것인지는 조별리그 첫 상대인 14일 카메룬과의 경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