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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무채식 발걸음에 ‘쉼표’ 하나

입력 | 2010-06-11 03:00:00

대구 중앙로 10월까지 300여회 거리음악회




대구 중앙로 공터에서 열린 ‘퐁당퐁당 콘서트’를 지나가던 시민들이 감상하고 있다. 이권효 기자

“아이고, 좀 쉬어 가자.” 짐을 가득 실은 리어카를 끌고 대구 중앙로를 지나가던 한 60대 시민은 실개천 옆 돌의자에 앉았다. 평소 같았으면 그냥 지나쳤던 길이다. 부근 직장인들도 삼삼오오 모였고, 정류장에 멈춘 버스 안의 승객들 시선도 한쪽으로 쏠렸다. 최근 대중교통전용지구인 중앙로역 부근 공터에서 열린 ‘중앙로 퐁당퐁당 콘서트’ 풍경이다.

대구음악협회 회원들이 마련한 연주회는 트럼펫과 트롬본, 호른, 기타, 드럼, 색소폰 등으로 1시간 동안 중앙로 분위기를 바꿨다. 지나던 길에 10분가량 감상하던 중년 남자는 이 공연을 여기서 날마다 하는지 묻기도 했다. 아이 손을 잡고 가던 한 주부는 “실개천 물이 흐르고 공연도 하니 중앙로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고 했다.

대구시가 마련하는 거리음악회는 10월까지 300여 회 열린다. 음악공연이라 하면 실내에서 주로 해온 관행을 벗어나 도로와 공터, 공원이 곧 무대가 되고 지나가는 시민이 즉석에서 관객이 되는 공연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5월부터 9월 중순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반부터 90분 동안 두류공원 코오롱 야외음악당에서 열리는 ‘우리 가락 우리 마당 상설공연’은 25회 공연을 통해 국악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국악 관현악을 비롯해 실내악, 풍물, 경기 및 남도 민요, 가야금 병창, 판소리, 민속무용, 태평무, 탈춤, 대금산조, 농악, 살풀이, 사물놀이, 판굿 등 국악의 거의 모든 분야를 무대에 올린다. 한국국악협회 대구시지회 이명희 회장은 “국악이 얼마나 풍성한 음악 세계를 품고 있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대구가 공연문화의 도시가 되는 데 국악인들이 정성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2011 대구방문의 해’를 앞두고 거리 음악공연이 활성화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음악이 시민들의 일상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세계 유명도시의 공통점은 문화예술공연이 일상에 녹아 있다는 것”이라며 “대구의 간선도로와 공원에서 연중 음악이 흐를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4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딤프)이 12일 오후 6시 두류공원 코오롱 야외음악당에서 뮤지컬 갈라쇼로 구성된 전야제를 시작으로 다음 달 5일까지 열린다. 전야제에 이어 한국 대 그리스의 월드컵 경기 응원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올해 페스티벌은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수성아트피아 등에서 19편이 공연된다.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dimf.or.kr) 참조.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