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선거에서도 ‘후보 단일화’는 위력적이었다. 진보 진영에서는 16개 시도 가운데 12개 지역에서 단일 후보를 냈고 그중 6명이 당선됐다. 반면 보수 진영은 전국에서 단 한 곳도 단일화에 성공하지 못한 가운데 전·현직 교육감의 이름값에 의존했다.
단일화 효과를 가장 크게 본 것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였다. 곽 당선자는 보수 성향 후보 6명이 난립한 가운데에서도 2위 후보와 1.1%포인트 차로 신승을 거뒀다. 당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하기로 한 진보 성향 후보는 5명이었다. 당시 교육계에서는 “서울에서 보수와 진보가 동시에 난립한다면 보수의 승리가 명확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진보 진영 시민단체들이 추진한 후보 단일화 결과 곽 후보가 추대됐지만 박명기, 이삼열 후보가 단일화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후보 난립의 위기를 맞은 진보 진영은 시민사회계 원로들이 막판 중재에 나서면서 단일화에 성공했다. 박 후보와 이 후보가 “대의를 따르겠다”며 사퇴 뜻을 밝혔던 것이다.
광고 로드중
최초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간부 출신 교육감이 된 광주의 장휘국 당선자와 강원의 민병희 당선자도 단일화 효과를 봤다. 광주교육감 시민추대위는 지난해 말부터 장휘국 전 전교조 광주지부장과 이민원 광주대 교수를 대상으로 단일화 논의를 진행하던 중 이 교수의 사퇴로 장 후보를 단일 후보로 추대했다. 강원에서는 강원민주통합 시민행동이 단일화를 주도한 가운데 여론조사에서 김인희 전 교육위원을 제친 민병희 전 전교조 강원지부장이 진보 단일후보로 나섰다. 경기도에서는 재선이 유력했던 김상곤 교육감이 일찌감치 경쟁자 없이 단일 후보로 결정돼 보수 후보 3명을 제치고 당선됐다. 그 외 진보 단일 후보가 나선 6개 지역은 당초 진보성향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인천의 진보 단일후보인 이청연 후보는 1위와 0.3%포인트 차, 부산의 진보 단일후보인 박영관 후보는 1위와 2.8%포인트 차로 낙선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