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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테이션/동아논평]민주당은 수권능력 증명해야

입력 | 2010-06-04 17:00:00


 

민주당은 6.2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 정당 지지율만 빼고 광역과 기초 단체장, 그리고 시도 의원 선거에서 모두 한나라당을 눌렀습니다. 충남북과 민주당의 불모지였던 강원에서 광역단체장을 당선시킴으로써 전국 정당화의 가능성도 보여줬습니다. 민주당은 지금 축제 분위기이며 충분히 그럴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민주당이 지방선거 승리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면 모처럼의 승리가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집권 10년 동안 치러진 세 차례 지방선거 가운데 두 차례 선거에서 참패했습니다. 이번 한나라당의 패배는 당시 여당의 패배에 비하면 선전했다고 할 수도 있을 정도지요. 집권 여당은 국정에 무한책임을 지며 야당의 끊임없는 견제를 받습니다. 특히 대통령 임기 중에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 권력견제 심리가 크게 작용해 전통적으로 여당이 불리합니다.

그런 반면에 민주당은 이번에 일부 지역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와 보수 후보들의 난립의 덕까지 톡톡히 봤습니다. 한나라당의 내분과 일부 지역 공천 실패도 민주당 승리에 보탬이 됐지요. 결국 민주당의 승리는 스스로 뭘 잘해서라기보다 반사적 이익이 컸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승리의 여세를 몰아 여권에 전면적인 국정쇄신과 내각 총사퇴, 4대강 사업 중단, 남북관계 복원, 세종시 수정안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민주당이 정부 여당의 주요 정책을 모두 중단하거나 바꾸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입니다. 지방선거 결과에 주요정책에 대한 민의가 반영된 측면도 있지만 찬반투표는 아니었습니다.

민주당은 재집권을 위해서 수권능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특히 천안함 사건에서 보여준 민주당의 태도는 국가안보마저 정치공학으로 다룬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정당이 국가안보 문제를 정략적으로 다루면 나라의 장래가 불안해집니다.

민주당은 국정을 책임질 수 있는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고 국가와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를 보여줘야 합니다. 민주당은 이제부터 수권정당의 자격이 있는지를 검증받는 시험대에 올라서 있다고 생각해야 할 겁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