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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君子는 尊賢而容衆하며 嘉善而矜不能이니…

입력 | 2010-06-04 03:00:00


지난 호에 이어진다. 子夏의 門人이 子張에게 벗 사귀는 문제를 물었을 때 자장은 “자하는 무어라 하더냐”고 되물었다. 자하의 문인이 “자하는 사귀어도 좋은 사람은 사귀고 사귀지 말아야 할 사람은 거절하라고 하셨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자장은 선생님께 들은 바와 다르다고 하면서 위와 같이 말했다. 내 편에서 남을 거절한다면 너무 박절하며 나는 오로지 포용력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하였으니 공자가 汎愛衆而親仁(범애중이친인)하라고 했던 가르침을 부연했다고 할 수 있다.

尊賢은 有德한 분을 존경함이다. 容衆은 사람을 두루 포용함이다. 嘉善은 취할 만한 善한 면이 있다면 추어준다는 뜻이다. 矜은 동정함이다. 我之大賢與는 ‘내가 크게 어질다면’이라는 가설의 말이다. 何所不容은 용납하지 못할 것이 뭐가 있겠는가라는 뜻이다. 我之不賢與는 ‘내가 어질지 못하다면’이라는 가설의 말이다. 如之何는 어떻게 혹은 어찌하랴는 뜻으로 之는 어조를 조절한다.

근세 이전에는 군주의 포용력을 중시했다. 곧 ‘주역’ 泰卦(태괘) 九二의 爻辭(효사)에서 ‘包荒(포황)하며 用馮河(용빙하)하라’고 했다. ‘거친 것을 포용하며, 맨몸으로 강을 건너는 과단성을 지니라’는 말로 너그러이 포용하면서 剛勇(강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容衆은 包荒과는 다르다. 泛交(범교)의 사회생활에서는 汎愛容衆의 태도가 매우 긴요하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