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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회 對北결의, 할 議員만 하고 반대자 공개하라

입력 | 2010-05-28 03:00:00


미국 집권 민주당과 야당인 공화당은 25일 하원에서 천안함을 침몰시킨 북한을 강력히 규탄하고 국제사회의 대응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411 대 3이라는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민주 공화 양당은 이에 앞서 한국 민군(民軍)과 다국적 조사단의 최종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전인 13일 상원에서 천안함 침몰을 외부집단 소행으로 규정하고 한반도 안보를 위한 유엔 안보리 대북(對北) 결의 준수를 촉구했다. 미국 일본 영국 등 25개국이 규탄 성명을 냈고 미주기구(OAS)를 비롯한 국제기구들도 동참했다.

정작 피해 당사자인 우리나라 국회는 사건 발생 2개월이 지나고, 최종 조사 결과가 발표된 지 1주일이 지나도록 침묵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대북 결의안을 내자고 설득해도 제1야당 민주당이 한사코 거부한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이라고 해도 많은 의문이 남아 있다”며 결의안 채택을 회피했다.

민주당은 “우리는 전쟁이냐 평화냐, 혼란이냐 안정이냐의 기로에 서 있다”며 지방선거를 ‘전쟁과 평화’ 구도로 몰아가려고 안간힘을 쓴다.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면) 전쟁 날 수 있다”고 유권자들을 위협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복사판이다. 손학규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어제 강원도에서 “전쟁이 나면 강원도는 초토화된다”고 불안감을 조성했다. 우리 정부의 정당한 대응조치를 전쟁 유발행위로 몰아세운 것이다. 그는 한때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던 사람이다.

민주당은 천안함 사건 초기에 북을 비호하기 바빴고, 지금은 “한나라당 찍으면 전쟁 날 수 있다”는 주장으로 자신들의 잘못을 호도하고 있다. 이럴 때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가 남북간 긴장상황과 관련해 “새로운 남북관계와 진정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병목 현상으로 (국민이) 고통을 참고 견뎌야 한다”고 한 것은 적확하고 소신 있는 진단이다. 야당 대표의 말이기에 더 돋보인다.

국회가 해군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적(敵)을 규탄하지 않고, 책임자의 사과와 처벌을 요구하지 않는 것은 대한민국의 수치다. 우리 국회는 가만히 있는데 다른 나라의 규탄 성명과 결의안을 접수하고 있으려니 더 부끄럽다. 민주당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한나라당 자유선진당의 찬성하는 의원(議員)들만으로 결의안을 채택하고 기권 또는 반대한 의원들의 이름을 역사에 남기면 된다. 국민이 이들을 반드시 기억해야 병든 친북 정치를 청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