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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만족도 쑥… 육아 부담은 뚝

입력 | 2010-05-18 03:00:00

저소득층 맞벌이 부부에 직장 보육시설 역할 톡톡히
휴일 - 야간에도 돌봐줘 인기… 시 보조로 이용료 저렴
■ 민관 협동 모델 ‘서울형 어린이집’ 1년 성공적 정착




14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연세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선생님과 놀이시간을 갖고 있다. 서울형 어린이집은 야간이나 휴일에도 일해야 하는 맞벌이 부부를 위해 맞춤 보육을 제공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연세어린이집에 아들 민호(2)를 맡긴 주정연 씨는 이르면 오후 8시, 늦으면 오후 9시에 끝나는 봉제공장에 다닌다. 시댁이나 친정에 아이를 맡길 형편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연세어린이집 덕분에 주 씨는 아이 셋을 키울 수 있었다. 첫딸(11)은 13개월, 맏아들(7)은 2개월 때 맡겼다. 둘째아들 역시 100일이 채 되기 전에 맡겼다. 주 씨는 “아이 셋을 키우려면 일을 계속해야 했다”며 “다행히 어린이집에 맡기면서 육아 부담 없이 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세어린이집은 인근 봉제공장에 다니는 부모들을 위해 잔업이 끝나는 오후 9시까지 아이를 맡아줬다. 김인숙 원장은 “서울형 어린이집으로 지정되면서 야간보육 담당교사를 따로 채용해 교사들의 근무여건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 맞벌이 부부 위해 취약시간대 운영

시행 1년을 맞은 서울형 어린이집이 중소기업이나 영세 사업장의 직장보육시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직장보육시설이 없는 맞벌이 부부에게 꼭 필요한 시간 연장 보육, 휴일 보육을 실시하는 서울형 어린이집은 전체 2025곳 중 1038곳에 이른다.

서울형 어린이집의 틀을 닦은 조은희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49)은 “서울시 직장보육시설 의무이행률은 78%로 전국 평균 49.3%보다 높다”며 “하지만 도심 업무 지역은 용지 확보가 어렵고 시설 기준이 까다로워 직장보육시설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보육시설을 만들 여유와 공간이 있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에 종사하는 맞벌이 부부들은 아예 직장보육시설의 혜택을 볼 수 없었다. 국공립 어린이집 역시 장애아, 다문화가정 자녀 등에게 밀리다 보니 입소가 어려웠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해 5월 민간 어린이집을 국공립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서울형 어린이집 제도를 도입했다.

서울시는 민간 어린이집의 시설과 교사를 활용하되 인건비와 운영비 일부를 서울시가 지원하는 민관 협동 모델로 서울형 어린이집 인증을 실시했다. 서울형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평가인증 70개 항목 외에 보육인력의 전문성, 맞춤보육, 회계 투명성 등 12개 항목에서 85점을 넘어야 인증받을 수 있다. 부모들은 보육정보포털시스템(childcare.seoul.go.kr)을 통해 시간제, 휴일, 야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린이집을 온라인에서 검색하고 입소 신청을 할 수 있다.

○ 부모들 “보육의 질 향상됐다” 만족


2008년 10월 서울형 어린이집 공청회가 보육시설연합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당시 일부 참석자가 검은 상복, 검은 마스크를 쓰고 나타났을 정도로 반발이 심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서울형 어린이집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지난해 12월 실시한 서울형 어린이집 이용 부모 1000명의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인증 이후 서비스가 개선됐다는 응답이 72.9%에 이른다.

서울시는 서울형 어린이집이 순조롭게 정착함에 따라 앞으로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우선 2012년까지 좀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인증 어린이집을 재평가한다. 또한 보육교사 자질 향상을 위해 해외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재교육에도 투자한다. 이영 연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한 번 인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사후관리를 병행해야 한다”며 “평가지표를 세분화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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