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양초-가락중 교직원들 십시일반 모아 ‘장학회’
2월 10일 서울 강서구 등양초교에서 열린 장학금 수여식에서 박현범 군(가운데) 등 졸업생 10명이 ‘등양 교직원 장학회’ 장학금을 받고 있다. 2007년 결성된 장학회는 올해부터 전 교직원이 참여하고 있다. 사진 제공 등양초
“선생님들께서 사주신 교복, 가방, 학용품으로 중학교 생활도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서울 등명중 1학년 박현범 군(13)은 13일 모교 등양초교 6학년 담임 손세연 선생님께 편지를 썼다. 14일에는 편지를 들고 30명의 교직원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러 갈 예정이다.
현범이 아버지는 4년 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 홀로 삼형제를 책임지는 형편에 중학교 입학 준비가 걱정됐지만 현범이는 선생님들이 주신 장학금으로 걱정을 덜 수 있었다. 현범이는 웃으며 말했다. “선생님들께서 보여주신 뜻을 잊지 않고 열심히 공부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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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장은 “우리가 가르친 아이들한테 우리 손으로 희망을 주고 싶었다”며 “아이들도 베푸는 마음을 배운 게 제일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는 전교생이 ‘100원의 기적 저금통’을 채워 굿네이버스에 전달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1학년 이모 군(16)은 올 2월 서울 가락중을 졸업하면서 선생님들께 보청기 지원금을 받았다. 이 군은 난청이 심해 교실 맨 앞줄에 앉아서도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었다. 70만 원짜리 보청기 하나에 이 군은 세상을 향한 귀를 열게 됐다.
2007년 시작한 서울 가락중 ‘교직원 장학회’는 차상위 가정 학생들에게 1년에 두 차례 장학금을 준다. 지금까지 학생 72명이 850여만 원을 받았다. 급식비가 밀려 밥을 못 먹거나 수련회비가 없어 수련회에 못 가는 학생은 이 학교에 없다. 나머지 장학금은 학생 형편에 따라 지급한다.
이 학교 홍영애 상담복지부장(55·여)은 “제자들이 꿈을 키울 수 있게 희망을 주고 더불어 사는 마음을 배웠으면 하는 바람으로 십시일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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